'미신 때문인가, 사이비 종교집단의 소행인가?'
산 속 묘지 4기가 파헤쳐지고 유골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모(45·문경시), 김모(23·대전시)씨는 지난 6일 문경시 호계면 부곡리에 있는 자신들의 부모 등 가족의 묘가 파헤쳐졌다며 문경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수사 결과 이들 묘는 지난 1일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마을주민 고모(65)씨는 "사건 당일 오후 밭으로 일하러 가던 중 현장을 목격했는데, 이장 작업을 하는 줄 알았다"며 "인부 4명이 일을 하고 다른 남자 1명은 작업지휘를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또 "묘지는 도로변에서 500여m 이상 떨어진 산 정상 너머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라며 "이들이 타고 온 검은색 승합차가 산 밑에 서 있었으며 차 안에 여자 2명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도로에서 30여m 정도 거리에 위치한 김씨 부모의 묘소는 아버지 묘만 유골을 도난당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소주병과 담배꽁초 등을 국립 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또 남아있는 비닐과 문종이 등이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범인들이 이장작업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이 타고 온 승합차가 '경남'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는 주민들의 말과 울산에서 만들어진 요구르트병이 묘 인근에서 발견된 점, 현장에 사체를 태운 흔적이 남은 점 등으로 미뤄 유골만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 있다. 문경경찰서 수사과 황재식 팀장은 "묘지 4곳 모두 사망 시기가 10년 미만으로 드러났는데 고씨 가족 묘지들은 모두 비석이 있어 잘못 알고 파헤친 것은 아닌 듯하다"며 "피해자 가족들이 원한관계를 살 만한 일도 전혀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미신에 의해 신병치료차 유골을 훔쳐갔거나 사이비종교 신도들의 범행으로 추정하고 국내 유사범죄 수법 등을 찾고 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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