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행 100배 즐기기-배낭여행 "나이는 숫자일뿐"

배낭여행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해외여행이라고는 10여 년 전 태국 패키지 관광이 전부인 A씨. 그때 고나우 여행사를 통해 간 게 기억에 났던지 얼마 전 부인과 함께 사무실에 들렀다. 시내 나온 길에 잠시 찾았다며 과거 여행 갔을 때의 옛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다 뜻밖에 A씨는 유럽 배낭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평범한 개인 사업을 하다 얼마 전 정리를 하고 조금 시간이 남아 둘만의 추억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라고. 결국 A씨 부부는 23일간의 일정으로 유럽으로 향했다.

솔직히 일정을 계획하고 여행을 추진했던 본인으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사실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라고 유럽 배낭여행을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두 분 모두 30년 가까이 영어를 접어 의사소통이 거의 안 되는 데다 해외여행 경험이라고는 며칠 동안 패키지 관광을 다녀온 게 전부였다. 거기에다 환갑에 가까운 나이도 몹시 마음에 걸렸다. 한마디로 두 분에겐 유럽 배낭여행이 모험이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나를 안심시키는 것은 유럽이 여행하기엔 무척 편리한 시스템을 갖춘 곳이라는 것이다. 유럽에는 많은 나라들이 나눠져 있지만 기본적인 여행 시스템은 엇비슷하기 때문에 약간의 적응기간을 거치면 누구나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두 분 모두 미지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적극적으로 부딪히려는 의지가 더 강한 것도 조금은 마음을 놓게 했다.

다행히 귀국 후 두 분은 활짝 웃는 얼굴로 사무실을 다시 찾아왔다. 퇴근 후 우리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면서 유럽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도 좋았지만 와이프가 너무너무 좋아하더라고. 학창 시절 배운 세계사의 주요 지역을 돌며 직접 눈으로 접한다는 게 이렇게 즐거운 일인지 몰랐어. 다시 기회만 된다면 또 한 번 유럽을 가고 싶어"라며 A씨는 무척 뿌듯해 했다.

두 분을 만난 이후 나이는 여행의 걸림돌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깊이 깨달았다. 오히려 세월의 경험에서 오는 연륜으로 더 멋진 여행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그것은 나이와는 무관한 모두가 느끼는 설렘이다.

이영석 고나우여행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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