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풍 선정 공정성 의문" 반발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 컨소시엄의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에서 대구 달성군 현풍면 일대가 입지 1순위로 평가된 데 대해 평가자료의 '정확성'과 참여기관의 '공정성' '객관성' 등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8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DGIST 연구용역 중간보고회의 '후보지 평가방향 및 결과' 내용 중 경북도를 비롯한 다른 후보지들이 가장 반발한 부분은 아직 중앙정부 정책으로도 반영되지 못한 대구테크노폴리스 계획에 대해 지나치게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점. 이 때문에 다른 후보지를 폄훼하거나 논리적 비약, 자료나 분석의 정확성이 의심되는 설명이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STEPI 이정협 박사가 대신 설명한 '후보지 평가방향 및 결과' 자료에 따르면 칠곡·구미·포항에 대해선 '고립된' '미개발'이란 표현을 쓴 반면, 현풍은 '신도시 규모의 테크노폴리스 계획의 핵심기관으로 DGIST를 고려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경북지역 후보지 관계자들은 또 환경부문에선 '테크노폴리스 계획의 규모가 커서 사실상 독자적 환경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제적 영향부문에서는 '테크노폴리스 계획과 연관해서 실질적인 경제발전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거주 적합성에서는 '테크노폴리스가 계획처럼 실현된다면 (포항, 경산과) 비슷한 수준의 정주환경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 등 거의 모든 부문에 있어 테크노폴리스 계획을 전제로 해 현풍 일대를 높게 평가했다고 주장했다.

공간적 접근성에 대해서도 현재로는 칠곡과 경산이 고속도로 도심 산업클러스터 등과의 접근성이 우수하지만, 월현고속도로가 완공되고 기타 교통수단의 개선이 이루어지면 현풍의 접근성도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역시 '구상' 수준의 계획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테크노폴리스를 강조하다 보니, 곳곳에서 논리적 비약이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장 높은 가중치를 뒀다는 '파트너십' 부문에서 '(현풍이) 토공(한국토지공사)과의 MOU(양해각서) 체결 등 국가차원의 파트너십 형성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는데, 지방산업단지 예정지 개발에 참여하기로 한 토공과의 MOU와 국가차원의 파트너십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 현풍을 중심으로 대학이 집중되어 있고, 대학 산업활동 지원서비스 등 광범위한 활동에 대한 접근성의 경우 경산과 현풍이 거의 비슷하다는 등의 평가 설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평가 내용과 설명은 이미 용역발주 때부터 예견됐다고 주장했다. 각 지자체에서 제출·발표한 자료를 별도 검증절차 없이 '정확한'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 또 평가작업에 참여한 STEPI와 ㅎ업체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용역 수행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기관이라는 것.

이에 대해 STEPI 이정협 박사는 "미국 MIT 연구진은 각 지자체가 제시한 자료가 정확하다고 간주하고 평가작업을 진행했다"면서 "이 때문에 MIT 연구진조차 최종 입지결정에 앞서 평가자료의 정확성 및 평가기준의 합리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증하는 절차를 가질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사진:8일 오후 3시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DGIST 연구용역 중간보고회.

김태형기자 thkim2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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