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진회 충격' 학교 혁신 계기 돼야

초중고교 폭력 서클 '일진회'의 실태에 접하면서 심하게 말해 교육 당국자들은 사회의 '독버섯'을 키워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더욱이 '일진회'의 실상을 용기 있는 어느 교사가 적나라하게 폭로했는데도 교육부 당국자는 "일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변명을 하는 대목에선 과연 교육부가 더 이상 교육을 관장할 자격이 있는지, 강한 회의가 든다.

이젠 교사나 교육 당국의 힘으로 도저히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조직이 커 버린 데는 우선 일선 교사나 교장의 책임이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초기 태동 단계에서 그 폐해성을 깨닫고 어떤 조치를 내렸어야 할 교사나 교장이 결국 어물쩍 넘긴 게 경찰을 학교까지 불러들인 근원이다. 물론 일부 교사들은 상부에 수없이 보고했지만 학교장의 제지로, 또는 교육부의 압력으로 이 지경이 됐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는 '학교 내의 치부'가 새 나가면 누군가 다치게 된다는 교육 당국자들의 '쉬쉬 관행' '보신(保身)' '무사안일'이 큰 화근이 됐다는 얘기로 압축된다.

때마침 교육부는 성적 조작 교사를 교단에서 퇴출한다는 초강수를 들고 나왔다. 차제에 교육계의 고질인 보신과 무사안일에 젖어 있거나 무능한 교직자들도 이번 기회에 퇴출시키는 학교 혁신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 결국 '일진회'도 경위가 어쨌든 교사'교장'교육청'교육부 관계자들의 귀책 사유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너지는 교육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마지노선에 와 있다는 절박한 상황임을 인식, 옥석(玉石)을 가려 '참스승'만 교육 현장에 남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경찰도 조직폭력배 이상의 '일진회'폐해가 확인된 만큼 공권력을 지속적으로 투입, 당장 해체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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