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품질 쌀전쟁 불 붙었다

서청도농협 칼슘쌀, 캄슘 일반미의 3배 출하 하루 만에 매진

농업 현장에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2일 국회에서 '양곡관리법'과 쌀소득보전법 개정안이 잇따라 통과되면서 정부수매에 의존했던 쌀농가들과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의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있는 농민들도 있다.

의성 다인농협은 수년 전부터 추곡수매제 폐지를 염두에 두고 계약재배를 통한 수매량 확대와 고품질쌀 개발에 성공하면서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북의 곡창으로 알려진 다인면의 논면적은 3천ha로 연간 50만∼55만 가마의 쌀이 생산된다.

그러나 농민들의 식량용을 제외한 40여 만 가마를 농협이 수매, 정부의 추곡수매제가 폐지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다인농협은 또 지난해 말부터 경북에서는 최초로 '다인 어진쌀 슈퍼골드'라는 브랜드로 완전미(7, 15kg 포장)를 생산,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을 공략하고 있다.

완전미는 금이 가거나 깨진 것이 없는 입자가 98% 이상인 쌀을 말하는데 전국 미곡종합처리장(RPC) 가운데에서도 몇 곳만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997년 전국 쌀 증산왕에 오르기도 했던 다인농협 정석조(45) 조합장은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에서 경기미와 한판 승부를 벌여 경북쌀의 우수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다인농협은 지난해 40여 만 가마를 가공·판매해 19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올해는 2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청도군 서청도농협 미곡처리장은 일반미보다 칼슘(Ca)이 3배 많이 들어있는 쌀을 출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 초 칼슘쌀 3.2kg(1만 원)· 4.8kg(1만5천 원) 2종 1천 포를 대구·경북·부산지역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 공급했는데 다음날 품절될 정도였다는 것.

청도군 서청도농협이 올해 첫 생산한 '쇠뿔도 당기는 칼슘(Ca)쌀'은 전문기관에서 성분분석시험을 실시한 결과 칼슘 함량이 일반미(24.33mg)보다 3배(73mg)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

서청도농협은 쌀의 생리적 특성을 활용해 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을 벼에 직접 축적시키는 기술로 23농가가 27ha의 논에서 150여t을 수확했다.

장석경(47·화양읍 유등리)씨는 "다소 일손이 많이 가지만 농약 살포를 대폭 줄이면서 밥 맛 좋고 수확량도 많은 쌀을 생산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며 "지난해는 절반 정도만 칼슘 쌀 농사를 지었지만 올해는 규모를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청도농협 예병수(62) 조합장은 "칼슘쌀로 지은 밥만 먹어도 어린이나 청소년의 발육촉진과 골다공증 등 성인병 예방에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청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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