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대표자들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의 역사교과서 검정 신청본을 공개했다.
역사교육연대 측은 "'새역모'는 문제가 됐던 2001년판보다 훨씬 세련된 표현으로 역사를 지독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정부는 물론 양심 있는 일본 시민단체의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양미강 상임운영위원장, 서중석·김지예 상임공동대표, 안병우 공동운영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역사교육연대 측 참석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약.
―2005년도 검정 신청본에서 가장 왜곡이 심한 부분은 무엇인가.
▲(안병우) 2001년도에는 '조선반도와 일본'이라는 칼럼이 본문 속에 녹아 있었는데 이번에는 독립된 칼럼으로 삽입됐다.
그 내용은 러일전쟁, 청일전쟁이 모두 일본을 위협할 수 있는 대륙(청조와 러시아)의 한반도 진출을 막으려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들 전쟁이 자국의 보호와 조선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특히 청일전쟁은 당시 조선을 중국지배로부터 해방한 전쟁으로 기술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지독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 부분이다.
전쟁의 책임을 일본 내부의 모순에서 찾지 않고 러시아와 중국에 떠넘기는 왜곡을 독립된 칼럼으로 분리해 강조하고 있다.
일제의 식민사관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01년판과 이번 검정 신청본에서 다른 점을 예로 들면.
▲(안병우) 이번 신청본에 청조에 조선이 '복속'됐다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조선이 청조에 종속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자신들의 논리를 펴기 위한 것이다.
'복속'이라는 단어는 2001년 우리나라에서 반발하자 자체 수정해서 뺀 것인데 이번에 다시 고스란히 넣었다.
―교과서 분석을 토대로 한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양미강) 한중일 시민단체가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전략회의를 갖고 공동 대응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우선적으로 일본 내에서 교과서 채택 지구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채택 가능성이 큰 지역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 생각되는데 학계,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대응을 해나갈 것이다.
우리 지자체는 일본 지자체 100여 곳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지자체가 자매도시를 상대로 새역모의 교과서를 채택하지 말라는 요구를 펼쳐 나갈 것이다.
또한, 내년에는 이를 위해 일본 전국 순회캠페인을 벌일 것이다.
더불어 올해 갈등·분쟁 예방을 위한 유엔 국제회의 동북아지역 의제로 일본역사왜곡이 포함되도록 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새역모의 2005년도 신청본이 일본 정부 검정판으로 통과될 것으로 보나.
▲(서중석) 조금만 수정이 되고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사 부분에 있어 대방군과 관련한 부분을 설명해 달라.
▲(안병우) 2001년도 판에는 없던 내용이다.
중국의 삼국지 위지 동이전 왜전에 나오는 내용을 언급하며 주를 달아 대방군을 표기하고 있다.
이들의 교과서는 대방군의 중심지를 서울 근처라고 표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통설은 황해도 봉산 지역이다.
하지만 교과서는 소수 학자들이 주장하는 학설을 채택해 대방군 근거지를 표기함으로써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임나본부설에 대해서도 조선이 중국과 일본의 지배와 타율성에 의존해 생긴 나라로 묘사하고 있다.
―2005년 판에 개선된 점이 있나.
▲(안병우) 표현상에서 완화된 부분은 조금 있다.
하지만 표현상의 문제지 교과서에서 드러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한국에 대한 서술과 태도는 오히려 개악됐다고 볼 수 있다.
교과서는 오늘 제기된 문제 외에도 너무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자면 연표를 통해 조선 왕조를 표기하면서 괄호 안에 이씨를 넣어 유독 조선을 비하하고 있다.
또한 연표 연도기재가 틀린 것이 너무 많다.
백제와 신라의 건국시기를 서기 300년대로 표기하고 있고 고려의 건국 연도도 틀리다.
교과서에서 인접 국가의 역사를 존중하는 것이라곤 도대체 찾아볼 수가 없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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