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직이 무슨 떡 갈라먹듯 나눠먹는 자리인 줄 아느냐?" "이래도 11만 군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이라고 할 수 있나?"
11일 경북 칠곡군의회 의원 사무실은 일부 의원들의 격앙된 목소리가 복도 밖까지 흘러넘쳤다.
마치 여·야 국회의원들의 멱살잡이가 칠곡군의회에서 재현된 것은 아닌가 착각을 일으켰다.
칠곡군의 의원 수는 고작 9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의회 원구성 때부터 5대 4로 뚜렷한 패 갈림을 보이며 사사건건 갈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절반을 넘는 5명이란 숫자는 막강한(?) 칼자루를 쥔 주도세력이다.
의장·부의장 선출 등 중대한 의안을 처리해야 할 때마다 유감없이 그 위력을 발휘해 왔다.
결국, 5대 4의 숫자 놀음은 의원들의 반목을 초래했고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든 원인이 돼 왔던 것이다.
최근 의장직 사퇴를 둘러싸고도 5대 4의 희비가 엇갈렸다.
며칠 전 박창기 의장이 의원 간담회에서 돌연 의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의장직을 수행한 지 8개월 만이었다.
이에 의회는 11일 임시회를 열고 의장 사임건을 처리하고 새 의장을 선출할 예정이었다.
의장 사임건 의결엔 의장 본인을 제외하고 8명의 의원들만 표결 자격을 갖도록 돼 있다.
임시회 개최 전 4명의 비주류 의원들은 의원 사무실에서 "지난번 의장 선거 당시 박 의장이 '1년 후 OOO에게 물려 주겠다'는 말이 8개월 만에 현실로 나타났다"며 모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4명의 의원들은 '짜고 치는 고스톱에 들러리를 설 수는 없다'며 표결을 위한 임시회 참석을 거부했고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의장 사퇴건'은 해프닝으로 결말났다.
또 박의장이 다시 사퇴할 가능성도 별로 높아 보이지 않으니 결국 '칼집'을 쥐고 있던 4명의 의원들은 목소리만 높였을 뿐 실속은 챙긴 것이 없었다.
속셈은 자기 편에서 새 의장이 선출되길 바랐으나 5대 4 체제를 다시 한번 절감했을 뿐이다.
사회2부 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