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센트럴빌딩 안동국시' 윤경혜 사장

직장인들이 조기퇴직한 뒤 손쉽게 창업하는 업종이 음식점이다.

그러나 그 많은 음식점 중에 성공하는 음식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또한 요즘의 음식점 사정이다.

'센트럴빌딩 안동국시' 윤경혜 사장은 음식점을 하기 전까지는 그저 음식 잘 만든다는 소리를 듣던 전업주부였다.

그러나 남편이 회사에서 조기퇴직한 1997년, 함께 1년 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곰곰이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음식점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은커녕 바깥일을 전혀 해 본 적이 없는 윤씨지만 음식만큼은 자신있다고 생각했던 터라 "무조건 좋은 재료를 써서 맛있게만 하면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덤벼들었다.

창업아이템으로 안동국시를 결정한 것은 어릴 적부터 국수를 좋아한 데다 친정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국수 끓여내는 솜씨가 주변에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자신있었기 때문. 겁없이 뛰어든 바탕에는 당시 이모가 강남구 논현동에서 안동국시집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도 한몫했다.

국시가게는 99년 가게를 열면서부터 잘됐다고 한다.

닭고기 육수를 쓰는 서울칼국수와는 다른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먹혀들었다.

'안동국수'가 아니라 '안동국시'라는 상호도 눈길을 끌었다고 한다.

특히 직장인들이 몰려 있는 종로 한복판 오피스빌딩 지하를 입지로 선택한 것도 톡톡히 재미를 보게 했다.

국수맛과 비싸지 않은 가격, 거기다 사리와 공기밥까지 무제한 공짜로 주는 윤씨의 푸짐한 인정은 입소문을 탔다.

가게를 연 지 올해로 6년째인 윤씨는 자신이 생각해도 "성공"이라고 평가한다.

"두 아들을 모두 미국 뉴욕에 유학보낼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니냐"고 빙긋이 웃었다.

성공의 다른 요인으로 윤씨는 변함 없는 맛을 들었다.

가장 좋은 재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의 그 음식맛을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부담 없는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도 단골 손님들의 사랑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내 한복판의 금싸라기 땅이지만 직장인들의 얇은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 윤씨는 다른 안동국시집보다 비싸게 받지는 않는다고 했다.

특히나 이 집의 최고메뉴로 꼽히는 문어는 한 접시에 2만 원, 다른 곳에 비해 5천 원이나 싸다.

하루 국수는 200그릇 정도. 저녁에는 술 손님들이 적지 않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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