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작업이 있을 때면 레스토랑에서 친구와 담소하며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실 여유조차 없을 만큼 지쳐 가지만 이 일은 항상 즐거움이 동반돼 피곤도 이겨낸다.
그 즐거움의 묘미는 작업 후에 환경의 변화를 바로 볼 수 있는 시각적 효과 때문이 아닐까 싶다.
" 손길이 가는 곳은 확실히 다르네" 라는 사람들의 반응에서 또 한 번의 미소를 더 띠게 하는 나의 일.
디스플레이된 상품은 판매가 잘 되는 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선택해서 입기보다는 입혀져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은 까닭인 것이다.
이런 환경을 만드는 작업이 바로 내가 하는 VM(visual merchandising) 코디네이터이다.
예전에는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시즌 이미지를 만들면 한 시즌 동안 계속 고정시켜 관리했지만 요즘은 상품을 중심으로, 상품을 수시로 교체해 매장 환경을 바꾸어 줌으로써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항상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는 등 변화를 주고 있다.
종종 직원들이 우리의 차림을 보며 코디네이터라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실망했다고들 한다.
옷을 잘 입고 다닐 거라는 상상이 깨진 것이란다.
아마 대중매체의 한 부분이 모두의 인식을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화려하고 세련된 옷을 입고 손짓으로 작업을 지시하는 장면들이 은연중에 뇌리에 박혀 그런 상상을 하는 것 같다.
가끔은 그런 작업이 있기도 하지만 실제는 사다리를 들고 다니며 해야 하는 막노동인 셈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나는 내 일을 무엇보다 사랑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직장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 오늘도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으로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코디네이터 송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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