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병·의원에 소아마비 백신이 떨어졌다.

예방 접종을 받기 위해 병·의원을 찾은 영유아 부모들이 발만 동동 구르다 그냥 돌아가고 있고 시민들은 백신이 우선 공급되고 있는 보건소로 몰려 아우성이다. 보건복지부가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기존 경구(經口:입으로 먹는 것)용 소아마비 백신을 지난해 말부터 주사제 백신으로 전면 교체함에 따라 제약업체가 제때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단기 백신 부족 사태를 빚고 있는 것.

병·의원들은 확보된 주사제 백신이 한 달 여 만에 떨어져 최근에는 예방 접종을 하러 온 신생아나 아동들을 돌려보내고 있는 형편이다. 소아마비 백신은 보통 생후 2, 4, 6개월과 4~6세 등 4차례씩 접종을 하도록 하고 있다.

대구시내 한 소아과 관계자는 "다른 병·의원에서 빌려온 백신마저 모두 떨어져 지난달부터 소아마비 백신접종을 아예 중단했다"며 "때문에 신생아 부모들이 DTP(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접종만 받고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아과 의사는 "동남아를 제외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안전한 주사제 백신으로 바꿨는데 우리 정부의 늦은 대응이 백신 부족사태를 초래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소아마비 백신은 현재 보건소에 우선 공급되고 있는데 갑자기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확보된 물량마저 조만간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 보건소 관계자는 "백신 부족에 대비해 생후 6개월째 신생아와 4~6세 아동의 추가 접종은 백신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다음달 이후로 미뤄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성구 보건소의 경우 지난해 12월 270명이던 소아마비 백신 접종자가 지난 1월 476명, 2월 618명으로 크게 늘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현재 39만(3, 4개월분)개의 백신이 수입돼 식약청 검사를 받고 있다"며 "이르면 이달 말쯤부터 백신공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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