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가는 지금 코미디언 전성시대

'장르 초월' 무한질주

코미디언들이 '귀하신 몸'으로 떠오르고 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의 코미디 프로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다 각종 드라마 조연과 교양·예능 프로그램의 MC, 대학 강단에도 유례없이 많은 코미디언들이 진출하고 있는 것. 이 같은 현상은 과거 코미디 프로그램의 쇠락으로 설 자리를 잃은 코미디언들이 대거 예능 프로그램 MC로 진출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코미디언들은 코미디 프로를 통해 다져진 기본적인 연기력과 풍부한 표정, 순발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교양프로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드라마를 점령하다

최근 코믹 코드를 강조한 드라마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우스꽝스러운 역을 소화해내는 코미디언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시트콤과 트렌디 드라마에서 감초 같은 조연으로 출연해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21일 첫 방송되는 SBS '불량주부'에는 이경실과 지상렬이 비중 높은 조연으로 등장한다.

각종 오락프로그램의 MC로 활약 중인 이경실은 극중 손창민과 신애라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억척스런 부녀회장 역을 맡았고 MBC '대장금', '천생연분' 등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지상렬은 손창민의 절친한 친구로 등장할 예정. KBS2 '열여덟 스물아홉'에는 '개그콘서트' 출신의 김다래가 박선영의 숫기 없고 소심한 친구로, 시청률 30%를 넘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부모님 전상서'에는 김영철이 출연하고 있다.

에릭, 한가인 주연의 MBC 새 드라마 '신입사원'에는 김숙이 코믹한 대기업 사원으로, 정준하가 에릭의 친구이자 이종격투기 코치로 등장한다.

MBC '원더풀 라이프'에는 김효진이 유진의 언니로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모두 코믹한 역에만 얼굴을 내미는 것은 아니다.

사극과 대하드라마에선 무게감 있는 연기도 펼친다.

KBS2 '해신'의 고명환, SBS '야인시대'의 이혁재를 비롯해 1995년 KBS공채 출신 이정용은 '야인시대', '진주목걸이'에 이어 현재 KBS1 '불멸의 이순신'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심복 가토 기요사마 역을 맡아 정통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영역 파괴, 한계는 없다

코미디언들은 예능프로 MC를 넘어 진지한 교양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경석은 윤현진 아나운서와 SBS '패밀리 스토리, 우리집에 생긴 일'의 진행을 맡고 있다.

서경석은 MBC '타임머신'과 KBS '해피 선데이'도 맡고 있어 지상파 방송 3사의 MC를 석권한 셈. SBS '백만불 미스터리'를 진행하고 있는 정재환과 신문방송학 박사과정 수료자 출신으로 MBC 시사프로그램 '뉴스플러스 암니옴니'에서 '만세삼창' 코너를 맡고 있는 이윤석도 눈길을 끈다.

김미화도 마찬가지다.

김미화는 MBC 표준 FM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진행하면서 개그우먼보다는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로 더 깊이 각인되고 있다.

이들은 친근감을 앞세워 태생적 딱딱함으로 인해 거부감이 먼저 들 수밖에 없는 시사·교양 문제에 가볍게 접근하는데 도움을 준다.

강단에 서거나 연예기획사의 대표로 활동하는 코미디언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개그맨 박승대가 이끄는 스마일 마니아는 김형인, 윤택, 김신영 등을 앞세워 전성기를 누리고 있고 박준형의 '갈갈이 패밀리'가 정종철, 이승환 외에 최근엔 '안어벙' 안상태를 앞세워 '개콘'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형은 대학가의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컬투'는 '느끼남' 리마리오가 소속된 '컬투엔터테인먼트'로 개그붐을 이어가고 있다.

KBS2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을 진행하는 이홍렬은 경기 오산대 이벤트 연출과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그는 개그맨 김학도, 강성범 등이 소속된 기획사 리센 엔터테인먼트의 CEO이기도 하다.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동 중인 개그맨 김대희는 이달부터 충북 청원에 소재한 주성대학에서 기초연기과목의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