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국돌며 '최강 삼성' 외치는 최원조(50)씨

서울거주 열성팬…창립 기념행사서 감사패받아

삼성 라이온즈의 창립 23주년 기념 행사가 열린 15일 경산 볼파크 5층 강당. 20여분간의 행사가 끝난 뒤 김응용 사장은 열성팬 5명을 초청 감사패 전달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그 중 목발을 짚고 힘겨운 듯 서 있는 한 중년 남성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주인공은 최원조(50·서울 동작구 노랑진)씨.

서울 노량진 전철역과 수산시장을 연결하는 육교 위에서 노점상을 하는 최씨는 고향 김천에서 15살 때인 1972년 서울로 올라가 신발 공장 등을 전전하며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던 중 78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장애를 당해 30년 가까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있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70년대 서울에서 열리는 고교야구 대회에 대구.경북 팀이 출전하면 도시락을 싸 들고서라도 꼭 응원하러 다녔다는 최씨는 80년대 프로야구 탄생 이후엔 고향팀 삼성의 열렬한 팬이 됐다. 최씨의 응원은 서울에서만이 아니다. 인천, 수원, 심지어 부산까지 원정 응원을 다녀 삼성 매니아라면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

최씨는 "이선희 코치도 잘 알고 과거 웬만한 대구.경북 출신 선수들은 모두 꿰고 있다"며 은근히 자랑에 열을 올렸다.최씨가 특히 좋아하는 구장은 인천 문학구장. 그의 집이 있는 서울 노량진에서 먼 거리지만 삼성과 SK간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지하철을 이용, 꼭 찾는다. 최씨는 "많이 걷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문학구장에 가면 공기도 좋고 기분도 상쾌해 진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삼성의 우승을 확신하는 최씨는 "삼성으로부터 감사패를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설레 어젯밤에 한 숨도 못잖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김응용 사장은 이날 최씨뿐만 아니라 열렬팬 허정부(65·대구 달서구 이곡동), 김재일(40·서울 강동구 고덕동), 김종훈(27·대구 달서구 파산동), 최은정(26·여·대구 남구 대명동)씨 등 5명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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