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도에서 대마도까지

임채청 외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그렇다면 대마도를 우리땅으로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없는 것인가. 대마도가 세종실록과 동국여지승람에는 경상도 계림에 속하는 우리 땅으로 기록돼 있지 않은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비롯한 조선시대의 지도에도 대마도는 빠짐 없이 우리 영토로 들어가 있다. 1868년 쓰시마(對馬)번이 일본 메이지(明治) 정부에 올린 봉답서에도 '조선에 대해 번신(藩臣)의 예를 갖추어 수백 년간 굴욕을 받았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독도와 마찬가지로 대마도 또한 국경선 일대의 섬을 비워둔다는 '공도(空島) 정책'으로 일본인들이 들어와 살게 되었고, 임진왜란 때 조선 침략의 전진기지가 되면서 일본 영토로 굳어졌다.

돌이켜보면 일제의 식민지배는 한민족의 강역을 압록강과 두만강 이남으로 축소시켰고, 남북분단으로 우리는 영토의식을 휴전선 이남에 가두고 말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억지 주장하고, 중국은 '동북공정'이란 이름으로 북방의 변경에 대한 역사를 허물어 버리려 하고 있다.

'간도에서 대마도까지'는 이처럼 근대의 국경 구획 과정에서 빼앗기거나 잊힌 우리 땅을 현장 답사하고 역사적 고증을 소개한 동아일보 연재 기사 '우리 땅 우리 혼, 영토분쟁 현장을 가다'를 엮은 것이다.

이 책은 1712년 청나라와 조선 간 국경을 구획한 백두산정계비에 등장하는 토문강이 두만강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장심층취재를 통해 그보다 북쪽에 있는 쑹화(松花)강 지류인 우다오바이허(五道白河)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1962년 중국과 비밀리에 체결한 중조변계조약(中朝邊界條約)으로 간도는 물론 백두산 천지의 5분의 3을 내줬고, 1990년 옛 소련과 국경조약을 체결하면서 두만강을 국경선으로 삼아 녹둔도를 포함한 연해주 일대의 영유권을 포기했음을 뚜렷이 보여준다.

또 백두산과 천지, 압록강과 두만강, 간도와 연해주 등을 돌아보며 영토문제는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임을 제시한다. 1909년 아무 권한도 없는 일제가 이권의 대가로 중국에 간도를 넘겨버린 간도협약에 가슴을 친다.

일본의 집요한 독도 영유권 억지주장과 간도 영유를 역사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우리가 해야할 일을 무엇인가. 더 이상 외면하고 방치하면 영원한 '민족의 실지(失地)'가 될지도 모를 영토분쟁의 현장에 우리는 서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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