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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저자-로마인 이야기 13권 발간한 시오노 나나미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 '로마인 이야기'가 한국에 선보인 지도 벌써 10년이 됐다. 1995년 첫 출간된 '로마인 이야기'는 문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흡인력 있는 문장으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현명한 리더와 지도자상, 몇백 년을 내다보는 사회 인프라 구축, 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 로마인들의 지혜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저자는 전체 15권을 목표로 매년 한 권씩 낸다는 공언을 올해도 어김없이 지켰다. 그녀는 1년 중 6개월은 공부하고, 3개월은 쓰고, 1개월은 탈고한다. 공부는 우선 쓰고자 하는 시대의 원서 읽기부터 시작한다. 대개의 경우 라틴어다. 그 다음에는 후세 사람들이 그 시대에 관해 쓴 책을 읽는데 영어로 쓰여진 책부터 시작해 독일어, 불어, 이탈리아어로 된 책을 읽고난 후, 마지막으로 라틴어 원서로 돌아간다.

13번째 이야기인 '로마인이야기-최후의 노력'에도 이러한 작가의 땀방울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최후의 노력'은 왕정, 공화정, 제정(원수정), 후기 제정(절대군주정)으로 변천하는 로마의 역사에서 절대군주정으로 이행하는 시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멸망을 150년 앞둔 대제국의 위기와 쇠락의 원인을 날카롭게 분석한다.

후기 로마 제국시대 중 가장 번영기를 누렸던 서기 4세기는 아우구스투스가 창설한 원수정 로마보다 조직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주민공동체가 뒤섞여 제국을 구성하고 있던 1, 2세기보다 치안과 경제면에서 뒤떨어졌다.

이 시기 로마의 국가 구도의 큰 틀은 결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디오클레티아누스(재위 AD 284~305년) 황제가 등극하면서 정치와 군대 체계에 변화가 찾아왔다. 디오클레티아누스는 로마제국을 동방과 서방으로 나누어 각각 책임 황제인 정제(正帝)와 그 아래 부제(副帝)가 다스리는 '사두체제'를 확립했다. 출중한 지도력을 지닌 황제를 더이상 배출하지 못하는 로마의 국가시스템 하에서 야만족 침입으로부터 로마제국을 지키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그러나 '사두체제'는 외부의 침입을 막은 대신 관료기구의 비대화와 군사력의 증강으로 이어져 세금 부담을 가중시켰다.

기독교를 공인하는 종교적 문제도 로마의 쇠락을 가속화했다. 콘스탄티누스(재위 AD 306∼337년) 황제는 '밀라노칙령'을 통해 완전한 신앙의 자유를 보장했다. 그러나 통치나 지배의 권리를 '인간'이 아닌 '신'이 주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황제의 권력을 견제하는 기관이었던 원로원은 존재할 이유를 잃어버렸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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