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도 파문 '불똥' 금가는 한·일 체육 교류

"일본에서 대구로 전지훈련을 오기로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이를 어쩌지요." "친선대회도 아니고 그냥 훈련하는 것인데 괜찮지 않겠어요."

대구시유도회 성태경 부회장은 독도 파문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자 18일 오후 일본으로 전화를 했다.

오는 25일과 28일 각각 예정된 일본 고베 슈큐가와 여고와 후쿠오카 오키고 유도부의 대구 방문을 앞두고 국내 분위기를 전달하고 향후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전화를 통해 일본 유도 선수단은 대구 전지훈련을 예정대로 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성 부회장은 "일본 사람들은 우리처럼 독도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며 "대구에 오면 독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설명,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대구공고 축구부 곽병유 감독은 20~26일 예정된 학교 축구부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잔뜩 고민에 빠졌다.

재일동포의 초청으로 이뤄진 행사지만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주변에서 일본 방문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으로 반일 감정이 확산되면서 대구·경북과 일본 도시간의 스포츠 교류가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1990년 시작돼 지난해까지 한 차례도 빠짐없이 계속됐던 경북도와 시마네현과의 청소년체육교류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경북도와 시마네현은 매년 양국을 오가며 축구, 유도, 농구, 배구, 하키 등의 경기를 펼쳐왔다.

올해는 8월 경북에서 여고 하키 팀의 교류전이 예정돼 있지만 도교육청은 조만간 행사 중단을 시마네현 측에 통보할 방침이다.

1989년부터 매년 한·일중학생스포츠교류대회를 갖고 있는 대구시체육회는 오는 8월 예정된 일본 마쓰도시에서의 행사를 앞두고 여론을 지켜보고 있다.

시체육회는 남의 일이 아닌 만큼 일본과의 교류를 그만둬야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지만 대회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좀 더 추이를 지켜보기로 했다.

시체육회는 2001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때 이 행사를 중단한 적이 있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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