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대구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열린 결혼피로연. 좌중은 강찬수(가명·30·대구 수성구 범물동)씨의 낯선 모습 때문에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강씨는 눈썹 꼬리부분을 검은 색 펜슬로 그리고, 피부보호를 위해 스킨, 로션과 에센스를 바른 뒤 파운데이션으로 화장을 했다. 2년 전부터 화장을 했다는 강씨는 "얼굴 약점도 보완하고, 피부도 젊게 보일 수 있어 대인관계에서 훨씬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화장품회사에서 2년째 일하는 박준홍(29)씨는 "이제 여성들만 화장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했다. 피부관리 정도가 아니라 늘 미백화장품을 쓰고, 심지어 색조 화장까지 하는 남성들이 적지않다.
학원강사인 정모(39)씨는 "수강생들이 젊은 강사들을 선호하다보니 얼굴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아무리 피곤해도 밤에 세안한 뒤 영양크림을 듬뿍 바르고, 학원에 출근하기 전에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의 색조화장을 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지자체 단체장들도 화장을 한다. 한 단체장은 얼굴의 점이나 잡티를 가리기 위해 점 부위를 커버스틱으로 찍은 후 파운데이션, 콤팩트 크림을 바른 뒤 분으로 최종 마무리를 한다. 또 다른 단체장은 중요한 행사에 나갈 때 마다 얼굴 화장을 하고 있다.
(주)태평양에 따르면 국내 남성화장품 전체시장 규모는 지난 해 3천240억원이고, 올해에는 3천560억원을 예상할 정도로 들고 있다. 전체 매출액 중 남성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3년 6%에서 올해 8∼1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남자 화장품 종류도 에센스, 클렌징 폼, 셰이빙 폼, 마스크, 미백 화장품, 스포츠 선크림, 각종 과일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주)태평양 차임선 홍보담당자는 "스스로 꾸미길 좋아하는 젊은 남성들과 주름, 잡티 등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하는 나이든 중년층이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대인접촉이 많은 직종에서는 기초화장은 보편적인 추세"라고 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설명 : 새내기 회사원인 박준홍(29)씨와 김용덕(29)씨가 출근시간 전 화장대 앞에서 고운 얼굴을 만들기 위해 팩을 하고 에센스, 크림을 바르는 등 화장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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