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데 이 지도가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네요"
18일 만난 이교희(73.동구 효목동)씨는 60여년간 간직했던 고지도 한 점을 펼쳐 보였다. 작은 소책자처럼 보였지만 펼치자 커다란 지도가 눈앞에 나타났다. 지도 한쪽에는 '조선국세견전도(朝鮮國細見全圖)'라고 적혀 있었다.
지도의 가치는 잘 모르겠다며 웃는 이씨는 "해방 무렵 책을 사러 중구 동성로의 고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하고 호기심에 구입해 그 뒤 한번씩 들춰보곤 했다"고 말했다. 1873년에 일본에서 제작된 조선국세견전도에는 15세기 우산도(于山島)라 불리운 독도가 울릉도와 함께 강원도와 같은 색으로 울진현 옆에 그려져 있어 울진현 소속의 조선땅임을 나타내고 있다.
비록 이 지도가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독도가 우리 땅임을 일본에서도 인정했던 증거자료이고 지도연구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울릉도 독도박물관의 박상규(36) 학예사는 "그 지도는 당시 우리나라의 정보를 담은 지도로 자료적 가치는 높다"고 밝혔다.
영남대 박물관은 현재 조선국세견전도 진본 1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씨가 가진 지도 역시 진본일 가능성이 크다는 영남대 박물관 성태규(51) 학예사는 "모사본이라 해도 사고 파는 목적이 아니라면 자료적 가치가 있다"면서 "조선국세견전도에 채색된 붉은 빛이 선명히 남아 있는 것은 자연 안료를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박현수(60) 교수는 "당시 일본이 만든 한국 지도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가져간 지도를 기초로 만든 것"이라며 "명치유신 이후 만든 지도들은 우리나라를 침략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만든 첩보용 내지 정보용 지도"라고 지적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사진: 19세기 일본에서 제작됐고 독도를 한국 땅으로 표시한 조선국세전견도. 독도는 삼봉도(三峰島)·가지도(可支島)·우산도(于山島) 등으로도 일컬어졌고 1881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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