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집권여당이 이렇게 냄비같아서야

모든 것이 '독도'하나에 묻혀버렸다. '독도몰이'에 전 국민이 함몰된 사이, 행정도시 특별법은 어제 소리없이 발효됐고, 수도분할 반대의 목소리는 힘이 빠져버렸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취임후 처음 주재한 18일 경제정책조정회의는 "바빠서…출장중"을 핑계로 장관들이 대거 불참했다. 보기에 따라선 정치고 경제고간에 모두가 독도에 쫓겨 '외박나간'분위기다. 이사이 여당의 각종 경선장에선 지역주의'색깔론까지 등장 내년의 선거판에 벌써 불쏘시개를 집어넣는 볼썽사나운 풍경까지 빚어졌다. 이 경박한 냄비근성에 제동거는 리더십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딱한 것이다.

참으로 정치권까지 냄비같고 무책임하다고 생각도는 것은 이런 것이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망발하는 일본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일본국기를 불태우고 비난을 퍼부으며 하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발생적이다. 그러나 국정을 책임진 여당의 당의장 경선에 나선 인사들이 독도에 군대파견'대사추방을 생각없이 외치고, 야당들까지 덩달아 '당직자회의 독도 검토''이순신 동상 독도 건립'을 주장하는 것은 경박스럽다. 이러니 '일본차 팔고 사면 죽인다'는 이성 잃은 소리가 나오고 '일본인 출입금지'란 골프장 팻말까지 등장하는 것이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집권 여당은 전당대회를 앞둔 각종 당내경선에서 물색없이 지역주의'색깔론까지 등장시키고 있으니 국민들은 일본 욕하랴 정치권 욕하랴 더 바쁘게 생긴 것이다. 김두관 후보는 정권교체'의회권력'교체에 이은 지방권력 교체라는 제3 혁명론을 주장했고, 김한길 의원은 서울공항 이전, 문화부자리에 초고층 빌딩 건립 등 급포장한 수도권 대책을, 한명숙 후보는 전남도당 대회에서 "유신광주(박근혜 대표 지칭)와 싸워 이기겠다"고 경선과 전혀 관계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경제 살리겠다는 집권당이 재'보선과 지방선거판에 불지르겠다는 의도로 읽어도 무방한가?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차려야 한다는 속담이 새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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