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칼럼-평발

평발을 가진 남성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시절이 있었다. 평발에 군화를 신고 장시간 행군을 하면 발에 물집이 잡히고 무릎도 아픈데다 허리도 고장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도 기계화되면서 요즘은 평발이라고 해서 군 면제가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단지 보직을 받을 때 많이 걷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바닥을 옆에서 보면 둥근 아치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아치는 몸무게 압력을 분산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 장치다. 이 아치가 사라져 발바닥이 편평하게 된 것을 평발이라고 한다. 평발은 구조적 평발과 기능성 평발로 나뉜다. 구조적 평발은 내측 아치가 아예 형성되지 않은 평발이다. 내측 아치는 정상적으로 형성돼 있어도 발을 디딜 때 아치가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기능성 평발이라고 한다.

평발은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스포츠 활동과 같은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생기기도 한다. 딱딱한 아스팔트나 콘크리트 바닥을 달리면 엄청난 지면 반력이 반복적으로 발바닥에 전달된다. 그러면 스프링 아치를 받쳐주고 있는 근육과 인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종축 스프링 아치가 서서히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스프링 장치가 없는 까닭에 평발을 가진 사람은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할 때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빨리 발의 피로나 통증을 호소한다. 발바닥의 긴장이 증가하고 발바닥을 가로지르고 있는 족저근막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져 염증이 잘 생긴다.

평발의 문제는 발에 그치지 않는다. 아치가 무너짐에 따라 발꿈치 위쪽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기도 하고 무릎의 각도가 바뀌면서 무릎 안쪽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골반과 히프, 허리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평발을 예방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발의 아치를 지지해주는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평소에 꾸준히 하면 평발을 예방할 수 있다.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앉아서 발뒤꿈치 들기가 있다. 수건을 바닥에 놓고 의자에 앉아 발가락 끝으로 당기는 운동도 도움이 된다.

구조적이든 기능적이든 아니면 후천적이든 평발이 심한 경우는 스프링 아치를 받쳐주는 생체 역학적으로 설계된 발보조기(BFO:Biomechanical Foot Orthotics)를 해야 한다. 최근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기성품을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골반이 틀어져도 평발이 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보통 오른쪽은 평발, 왼쪽은 아치가 높은 고궁발이 된다. 양측 발의 스프링 아치를 동시에 받쳐주게 되면 오른쪽 발은 편해지지만 왼쪽 발은 아치를 더욱 높여 발목을 삘 위험이 높아진다. 발보조기를 사용할 때는 발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자신의 발에 맞는 보조기를 제작해 신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종균(운동사'닥터굿스포츠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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