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간 10차례에 걸쳐 서대구농협 조합장으로 재직하다 31일 퇴임하는 최성교 조합장(77). 1973년 1월 서구단위농협을 창립한 뒤 자전거를 타고 농가를 찾아다니며 조합 참가에 회의적인 이들을 설득해 가입시키던 때가 엊그제 같다.
80년대 초 팔달시장 내 농산물 판매센터 설립, 90년대 초 우리 농산물로 도시락을 만드는 식문화센터 설립 같은 일도 아직 생생하다.
최 조합장의 조합활동 33년은 본점과 10개 지점, 예금 4천100억 원, 대출금 2천900억 원 규모의 대형조합으로 자라났다.
"만감이 교차하고 시원섭섭한 느낌입니다.
27평인 팔달시장 내 농산물판매센터를 100평 규모로 늘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물러나는 게 아쉽습니다.
"
농협 조합장이라는 자리를 그토록 오래 지켜온 사실은 일견 선입견을 갖게 하지만 '남다른 비결'도 있음직해 보이는데 주위에선 '원칙'을 중시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무엇보다 성실했다는 점을 평가한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서구 농경지사업 위원장을 맡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농경지 정리사업을 매끄럽게 처리, 주목을 받았다.
1972년 새마을연수원에서 새마을 정신에 대한 교육을 받고 감동, 농협조합사업에 뛰어들었다.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땅과 자신이 일해 모은 1만2천여 평의 땅을 농협활동에 털어넣으며 열성을 보였다.
90년대 초 이후 지방의원 출마 권유도 많이 받았지만 뿌리치고 외길을 걸어왔다.
워낙 오래 하다보니 80년대 초와 DJ정부 초기, 수사기관으로부터 수사도 받았지만 먼지 나오는 게 없어 오히려 그의 청렴성을 알리기도 했다고.
매일 출근 전 1시간여 동안 호박, 상추 등 텃밭을 가꾸었던 그는 "퇴임 후에는 텃밭 가꾸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내겠다"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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