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로 오는 동안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36년 전 선친의 손을 잡고 갔던 길이니까요."
지난 19일 이의근 경북도지사를 수행해, 독도 헬기장에 내린 박남기(55) 경북도 자치행정과장은 격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관으로서 독도 지키기에 앞장섰던 부친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났기 때문이었다.
박 과장의 부친인 고(故) 박두일(1923년생·2001년 사망) 전 울릉경찰서장은 1967년 9월부터 1969년 8월까지, 1973년 6월부터 1974년 12월까지 울릉경찰서장을 지내며 독도경비대의 시설 개선에 온 힘을 쏟았다.
특히 지난 1968년 10월 독도 동도 등대 옆에 가로 2m50㎝, 세로 1m 정도 크기의 동판 태극기를 설치, 독도가 우리 땅임을 다시 한번 알렸다.
당시 울릉경찰서 소속으로 독도경비업무만 3년 넘게 맡았던 손대익(66·울릉읍 도동2리)씨는 "일본 비행기가 독도 상공에 자주 날아와 한국땅임을 알리기 위해 동판 태극기를 만들었다"며 "시멘트와 모래 등을 등짐으로 나르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새롭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58년 고(故) 홍순칠씨가 이끌던 독도의용수비대로부터 경찰이 독도경비를 인수받은 후 1975년부터 전투경찰이 투입되기 전까지 독도에서는 경찰관들이 교대근무를 했다.
또 냉장고 같은 저장시설이 부족해 아예 산 돼지를 갖고 올라가 직접 잡아먹어야 할 정도로 근무여건이 열악했다고 한다.
박 과장은 "30여 년이 훌쩍 지나서 선친이 만든 태극기를 다시 보니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울릉도를 찾은 일본인들에게 안용복 장군의 일화를 전하며 독도에 관심조차 갖지 말 것을 강조하시던 모습도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사진: 박두일 전 울릉경찰서장이 1968년 독도 동도에 동판 태극기를 설치한 뒤 찍은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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