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극년 대구은행장이 25일 정기주주총회를 끝으로 은행장 임기 5년을 마치고 37년간 정들었던 대구은행을 떠난다.
끝없이 침몰하는 듯했던 난파선의 선장이 되어 강한 카리스마와 비전을 바탕으로 대구은행호를 고치고 다듬어 정상 항해를 질주했던 그가 5년여의 여정을 마치고 '휴식의 항구'에 닻을 내리는 것이다.
외환위기 여파로 금융구조조정이 한창 진행 중이던 2000년 2월 은행장으로 취임한 그는 4천500억 원 적자에 주가는 3천 원대로 곤두박질친 대구은행을 떠맡았다.
취임 당시 주위로부터 "대구은행에 돈을 맡겨도 괜찮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제 집을 팔아서라도 예금을 보장할 테니 믿고 맡겨달라"고 호소한 일화도 지니고 있다.
임기 내내 그는 해외 선진은행들의 우수사례를 분석하고 지역밀착 경영에 나서 경영혁신과 지속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당기 순이익 1천억 원 실현에 5년 연속 흑자를 달성,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다.
1999년 말 3천260원에 머물던 주가를 지난해 말 7천200원까지로 끌어올렸고 총수신과 총자산을 각각 50% 이상씩 성장시켰다.
1999년말 11.79%였던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지난해 말 1.46%까지 낮춰 자산건전성에서도 국내 최우량은행 반열에 들게 했다.
"외부 자금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물리치고 독자 생존을 결정할 때가 대구은행 경영정상화의 분기점이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습니다.
은행이 안정적 기반을 자리잡은 상태에서 물러나게 돼 홀가분합니다.
차기 행장을 중심으로 대구은행이 계속 발전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
김 행장은 2001년 '올해의 베스트 CEO'에 선정됐고 2002년 남녀고용 평등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중소기업 육성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으며 2003년 DGB봉사단을 통한 이웃돕기 공로로 국무총리표창을, 지역밀착경영으로 한국경영혁신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지역경제 및 은행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다산금융상 금상을 수상했고, 경북대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IBM BCS 등이 제정한 '존경받는 30대 한국기업' 부문에서 전체 6위 및 금융권 1위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은행장 취임 이후 받은 스톡옵션은 액면가 5천 원 기준 15만 주다.
"아직 실감이 잘 안납니다.
점심, 저녁으로 지인들을 만나며 퇴임 인사를 하고 있고…. 짐 정리도 하고 있습니다"고 말한 김 행장은 "며칠 후 집에서 쉴 때에야 퇴임이 실감날 것 같습니다"라며 웃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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