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경 4명 중국서 12년간 옥살이

우리 해양경찰대원 4명이 지난 1955년 중국으로 피랍돼 12년동안 옥살이를 하고 돌아왔으나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어렵게 생활해온 사실이 23일 뒤늦게 밝혀졌다.

당시 해양경찰대 소속 경비정인 '견우정' 대원이었던 안영진(80·충북 보은군 수한면)·박래봉(79·부산시 동래구 명장2동)·김창호(77·제주도 북제주군 조천읍)·주시완(81·인천시 남구 봉춘동)씨 등 4명은 지난 6일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 이 같은 사실을 진정했다.

안씨는 당시 계급이 경사였고 박씨 등 3명은 순경이었는데 이들은 같은해 12월25일 새벽 4시께 200t급 견우정에서 근무중 야음을 틈타 평화선을 침범해 불법조업하는 중공 어선을 나포하던 중 오히려 피랍됐다.

견우정의 제1승선조인 이들은 당시 중공 선단 가운데 한 어선에 재빨리 올라탄 뒤 저항하는 어부들을 신속히 제압하고 조타실, 기관실 등을 장악했으나 어둠속에서 추격해온 7∼8척의 중공 어선과 교전중 본선인 견우정과 떨어지면서 피랍되고 만 것.

이들은 피랍 과정에서 총 개머리판과 몽둥이 등으로 유혈이 낭자하게 구타당한뒤 중공 정부로 넘겨져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와 지난(濟南)시의 감옥에서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는 극한의 옥고를 치러야 했다.

이들은 1967년 4월 중공 정부가 구형한 형기를 마치고 풀려나 홍콩의 한국대사관을 통해 피골이 상접한 몰골로 돌아왔으나 이미 행방불명을 이유로 면직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이승만 정부는 이들이 피랍된 뒤 1961년 11월까지 종전대로 가족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왔으나 박정희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마저도 중단해 가족들 역시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처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다행히 고향으로 돌아온 뒤 7개월만에 복직됐다 스스로 그만두거나 정년퇴직 했으나 중국에서의 옥살이 기간이 복무기간에서 빠져 퇴직금·연금에서도 손해를 보아야만 했다.

특히 이들 중 주씨는 작년 8월 옥살이에서 얻은 지병 등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으며 박씨는 당시 고문으로 청각을 잃었고 안씨와 김씨도 모두 심각한 후유증을 앓아 매일 병원 신세를 지다시피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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