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르신 배움 열정…강의실이 좁아요"

문경 '늘푸른 노인대학' 무보수 봉사 교수들

문경시 가은읍 왕릉리 '늘 푸른 노인대학' 에는 매주 목요일이면 11명 교수 전원이 빠짐없이 나와 노인학생들을 지도한다. 이들은 강의를 위해 먼길을 오가면서도 보수 한푼 받지않는 자원봉사 교수님들이다.

늘 푸른 노인대학은 지난해부터 가은중앙교회가 운영하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 110명이 노래교실, 건강체조, 한글반, 한문반, 연극반, 컴퓨터반으로 나눠 공부를 하고 있다.

교수진은 학원을 경영하는 류명옥(35·노래교실), 체육관을 운영하는 최동성(38·건강교실), 박명란(38·)이승희((50·이상 한글반), 박계혜(46·전직교사·연극반), 오순섭(45·영어학원 경영·컴퓨터반), 강광석(37·주부·종이접기반) 교수 등. 이들은 강의가 있는 목요일이면 오전 9시부터 학교에 나와 교무회의에서 하루 일과를 논의한다. 회의모습이 너무나 진지하고 무보수인데도 열정이 넘친다. 교수들의 열성을 알기라도 하듯 노인들은 방학도 마다하고 있다.

최동성 교수는 "강의실이 좁아 노인들이 힘이 드는데도 모두 어찌나 열심히 하는지 열기가 넘친다"고 했다. 컴퓨터반 오순섭 교수는 "노인들이 자신의 이메일을 알고 또 편지를 받아 보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꼭 볼 수 있도록 함께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은 지난해 12월에는 '시냇가에 늘 푸른 나무처럼'이라는 첫 번째 작품집도 발간했다.

이 책에는 노인 학생들이 서툰 글솜씨이지만 어렵게 한글을 깨친과정과 친절하게 지도해준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담았다. 또 오는 5월에 인근 문경읍과 마성면 노인대학과 공동으로 문경읍체육관에 모여 학예발표회도 갖는다. 이때문에 연극반원들은 '시내버스 카드'라는 연극 공연준비에 비지땀을 쏟고있다.

곽영이(73)할머니는 "한글을 배우고 노래를 부르는 일이 너무 즐겁고 노인대학에 오면 교수님들이 좋은 말도 많이 해줘 학교 가는 날이 늘 기다려진다"고 했다.

노인대학 황종호(44· 목사)학장은 " 어르신 학생들의 노후 생활이 활기차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대학을 열었는데 무보수인데도 열성적으로 일해주시는 교수님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문경· 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사진: 늘 푸른 노인대학 교수들. 뒷줄 왼쪽부터 박계혜, 이덕인, 최정원, 최동성, 황종호, 앞줄 왼쪽부터 강광석, 백귀옥, 박명란, 신숙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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