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은 인재의 고장이다. 이중환의 '택리지(擇里志)'에 "김천은 논밭이 기름져 백성이 안락하게 살며, 죄를 두려워하고 간사함을 멀리하는 까닭에 여러 대를 사는 사대부가 많다"고 전하고 있다. 정치 1번지인 여의도에서도 김천 출신을 빼놓을 수 없다.
국회의원만 2명이다. 3선의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과 초선의 열린우리당 이목희 의원이 있다. 임 의원은 김천고 22회, 이 의원은 19회다. 임 의원은 농소면 출신으로 15대 당시 고교 18년 선배인 정해창 전 법무장관을 누르고 내리 3선을 연임했다. 그는 의정활동 와중에 석·박사(행정학) 학위를 모두 따고 경제학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한양대 박사과정에 들어갈 정도로 노력파로 꼽힌다. 임 의원은 22일 대한사이클협회 회장으로 취임, 스포츠 계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노동운동가로 유명한 이 의원은 상주가 고향이지만 상주중을 마치고 김천고로 유학 갔다. 상주에서 100리 길을 통학했다는 이 의원은 전교 1등으로 졸업했을 만큼 우등생이었지만, 질풍노도기를 거쳤다고 할 정도로 당시 반항기(?)가 농후했다는 전언이다. 이 의원은 "고교시절, 학교 체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데모를 하다 무기정학 처분까지 받았다"고 회고했다.
임 의원과 함께 김천고 22회 동기로 김종두 법사위 수석 전문위원(개령면)과 권태식 한나라당 정무위 전문위원(김천시)이 있다. 차관보급인 김 수석 전문위원은 입법고시(5회) 출신으로 법제실장 등 국회 요직을 두루 거쳤고, 동화은행 차장 출신인 권 전문위원은 이강두·이한구·박세일 전 정책위의장이 두루 총애할 정도로 당내 금융·재정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국회 경력 21년째인 이경균 경위과 방호담당 사무관은 김천고 24회다. 경위과는 미국으로 치면 의회경찰에 비견된다. 이 사무관은 고향이 구미지만 초등학교를 마치고 김천으로 진학한 케이스다. 이 사무관과 동갑으로 이순영(김천시·속기과 사무관)·조정옥(봉산면·정보위)씨가 있다. 조씨는 1976년 국회에 들어와 경력만 29년째인 최고참이다. 그는 김천 한일여중을 졸업한 뒤 상경, 고향을 떠났지만 집안 어른들은 여전히 김천을 지키고 있단다.
또 국회방송국 프로듀서인 김종현(개령면·36회), 총무과 고시계에 근무하는 임병화(김천시·37회), 국회도서관 기획감사관실의 백호열(김천시·38회)씨 등도 김천고 명맥을 잇고 있다.
입법고시 출신으로 정환철 문광위 입법조사관과 김사우 산자위 입법조사관(김천시·39회)이 있다. 정 조사관은 구미가 고향이지만 김천 중앙고로 진학했고, 김 조사관 보다 한해 먼저 입법고시(16회)에 패스했다. 김 조사관도 윗대 어른이 구미에서 살았지만 조부 대에서 김천으로 이사했다.
김천고 40회 같은 반 동창으로 남명진 과기정위 입법조사관보와 심근우 양천구청 공무원(김천시)이 있다. 남 조사관보는 예천이 고향으로 예천 유천중을 졸업한 뒤 김천고로 유학갔고, 심씨는 정당(자민련)에 근무하다 양천구청장 비서실로 자리를 옮겼다.
국회를 벗어나 한나라당에도 김천고 동기동창이 있다. 당 정책기획실 김오진 선임연구원과 정책개발실 이인배 선임연구원은 김천고 33회로, 여의도연구소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김태완 기자 kimchi@imaeil.com
사진: 국회 김천향우회. 왼쪽부터 이경균 국회 사무관, 남명진 입법조사관보, 심근우씨, 김종현 국회방송국 PD,
김사우 입법조사관, 조정옥씨(정보위 근무), 김오진·이인배씨(여의도 연구소), 백호열씨(국회 도서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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