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선수행(禪修行)이 불면증과 강박관념 등 현대인의 정신질환 치료에 응용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정신치료학회(회장 이정국)는 26일 오후 서울대 치과병원 8층 대강당에서 '선수행과 정신치료'를 주제로 한 학술연찬회를 열고 신경정신과 전문의와 선수행을 하고 있는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선수행과 정신치료의 연관성을 논의했다.
선수행의 어떤 과정과 내용이 정신 치료에 도움이 되며, 어떤 정신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 진행됐던 연구 성과와 임상결과 치료 프로그램들도 발표됐다.
이날 '선수행과 정신치료의 비교'란 주제를 발표한 박병탁 신경정신과의원장은 "개인의 인격을 성숙시키는 불교의 선수행이 정신질환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선 수행과 정신치료 간의 유사성과 그 목표와 과정상의 차이점을 함께 적시했다.
선수행을 정신치료에 접목하고 있는 전현수 신경정신과의원장도 "정신질환자들은 과거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연기적 관점에서 조명할 수 있도록 지도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또 "불교 수행을 정신질환에 응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서구의 정신과 전문의나 심리학자들은 직접 선수행을 체험하면서 이를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수행 경험을 발표한 옥포 용연사 지운 주지스님은 "수행과 정신치료 과정은 어느 정도까지는 같다고 본다"면서도 "수행이 자신이 자신을 치료하는 것인 반면, 정신과 치료는 타인이 타인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시간에는 중앙승가대 총장 종범 스님과 이동식 한국정신치료학회 명예회장, 홍성화 영남대 명예교수 등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한편, 미국 위스콘신대 신경과학자들이 15~40년의 참선 경력을 가진 티베트 고승 8명을 대상으로 수년간 실험, 연구한 결과 참선과 뇌 변화에 대한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발표한 적이 있는데, 참선과 같은 오랜 정신수련을 한 사람은 뇌 활동이 바뀌어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다른 수준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사진 : 지난해 8월 한국정신치료학회가 주최한 '도(道) 정신치료와 서양 정신치료'에 관한 국제포럼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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