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사우디에 0-2 충격 패배

'불안한 수비와 답답한 공격. '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인기에 놀아난 수비진의 난조가 주된 패인이었다.

박재홍-유상철-박동혁(왼쪽부터)으로 짜여진 한국의 스리백은 개인기를 앞세운 상대 돌파 앞에 여지없이 뚫리며 두 골을 내줬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의 스리백 김태영-홍명보-최진철 라인과 비교해 볼 때 경험 부족이 문제였다.

공격진에서는 패스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박지성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좌·우 윙 공격수 설기현과 이천수는 볼을 지나치게 끌면서 측면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고 기대했던 좌·우 윙미드필더 김동진과 이영표의 오버래핑 공격도 원활하지 못했다.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막혀 결정적인 골 기회를 잡지 못하고 수비수들을 피하는데 급급했다.

특히 태극전사들은 지난달 9일 최종예선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완파할 때 보여줬던 기동력과 투지를 잃어버려 완패를 자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6일 새벽 1시45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전반 29분 사우드 카리리에게 선제골, 후반 28분 알 카타니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잇따라 헌납해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설기현-이동국-이천수를 스리톱으로 내세운 한국은 전반 3분 박재홍이 예상을 깨고 선발로 나온 사우디의 신예 스트라이커 알 카타니에게 오른쪽 돌파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후 전반 5분 옆그물을 때린 이동국의 중거리포 첫 슈팅과 4분 뒤 박지성의 로빙패스를 받은 이동국의 오른발 발리슛으로 공세를 폈으나 잠시 뿐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선취골은 전반 29분 터졌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알 카타니가 터치라인에서 유상철을 제치고 땅볼로 패스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카리리는 무인지경에서 가벼운 오른발 슈팅으로 네트를 갈랐다.

전반 막판 다시 공세를 편 한국은 후반 중반까지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동점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후반 5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박동혁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올라온 이천수의 프리킥을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사우디 골키퍼 자이드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볼을 쳐냈다.

이어 11분 김남일 중거리포와 13분 이천수의 프리킥 중거리슛이 연달아 골키퍼에 막혔고 26분 박지성의 결정적인 왼발 슛도 수비수 육탄방어에 굴절됐다.

한국은 수비수 유상철을 빼고 공격수 정경호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오히려 수비 조직력이 흔들려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후반 28분 알 카타니에게 또 돌파를 허용한 뒤 박동혁이 몸싸움을 벌이다 파울을 하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카타니는 침착하게 킥을 성공시켰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2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아시아지역최종예선에서 한국대표팀선수들이 0-2로 완패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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