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공부 어떻게 해야할까

독도 영유권 문제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등으로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우리 역사를 바로 알아야 일본의 억지 주장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반성의 목소리다.

하지만 국사나 세계사 과목은 암기할 것만 많은 지루한 과목으로 학생들에게 인식되는 경우가 흔하다. 역사 수업도 시간이나 교재가 불충분해 과거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보다는 단순 사실 설명에 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역사공부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한'일 역사 공동 부교재' 집필에 참가했던 강태원(대구과학고), 박재홍(성광고), 이은홍(대진초교) 교사에게 들어봤다.

▲생활주변과 연결시켜 이해하자

대구 인근 지역만 살펴봐도 고대에서부터 근세 역사까지 다양한 유적지들을 찾아볼 수 있다. 불로동 고분군, 달성공원, 국채보상공원 등 우리 주위의 가까운 장소들을 중심으로 관련 사실을 하나하나 확장시켜 본다면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고 암기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또 지명의 유래 역시 역사적 사실과 깊이 관련돼 있는 경우가 많다. 지명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당시 사회상을 이해한다면 역사 공부가 한층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큰 흐름 파악하기

역사를 학습하는데 가장 기본은 큰 줄기를 파악하는 것이다. 시대별 역사의 큰 흐름을 파악한 뒤 이에 따른 사항을 세부적으로 정리해 두면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처음부터 세부적인 지식을 하나하나 외우려 들면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서 뿌리 없는 지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생각하기

뭐든 반대로 생각해 보면 새로운 시각이 보이게 마련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다. 여러가지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면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특히 역사 주도자인 왕이나 고위 관료의 입장이 아닌 시골 백성의 입장에서 역사를 재해석하거나 한국인의 입장이 아닌 중국인, 일본인의 입장에서 역사를 뒤집어 보는 것도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사극, 사실과 허구 구분해야

역사 드라마는 역사적 인물과 시대 배경을 담고 있다는 측면에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사실과는 거리가 있는 흥미 위주로 재구성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역사 드라마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교사나 학부모가 사실과 각색된 허구를 분명히 구분해 줘야 한다. 드라마 시청과 함께 인터넷이나 백과사전, 역사 교과서 등을 통해 관련 역사 자료를 찾아보도록 하는 것도 좋다. 또 주인공 중심의 이야기 구조보다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두고 드라마를 본다면 역사 공부에 훨씬 효과적이다.

▲역사 의식 확립은 토론 수업으로

과거 암기 중심의 역사 교육에서 최근에는 토론식 역사 교육으로 수업 방식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세부적인 지식만을 암기한다고 해서 '역사 의식'을 확립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교과서 자체가 나열식이고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으로 치우치기 쉽지만 학교에서든 가정에서든 틈틈이 토론을 통해 우리 역사를 재평가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 드라마, 만화 등 다양한 소재들을 활용해 가족이 함께 역사적 사실의 여러 측면에 대해 토론을 벌여 본다면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답사 보고서 쉽게 쓰기

수행평가가 강조되면서 답사 여행 후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본 것을 모두 나열하려 들기 때문에다. 이때는 한 가지 대상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풀어나가는 것이 좋다. 박물관 하나를 통째로 보고서에 집어넣으려 하기보다는 거기서 보았던 귀걸이 하나를 두고 자신의 생각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훨씬 눈길을 끄는 보고서 작성에 도움이 된다. 또 답사 전에 정보를 충실히 수집해 가는 것도 나중에 보고서 작성을 쉽게 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아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 한·일 역사 교과서 부교재

전교조 대구지부와 일본 히로시마 교직원조합이 공동으로 집필한 '한일 역사교과서 부교재'가 다음달 초 양국에서 동시 출간된다. 가칭 '전쟁과 평화'라는 제목의 부교재 편찬에는 한'일 역사 교사 10명이 참여했으며 전면 컬러 150쪽 분량으로 만들어졌다.

부교재는 임진왜란과 조선통신사를 양국의 국가주의적 시각이 아닌 세계사적 시각에서 다루고 있다. 일본은 가해자이고 한국은 피해자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해석에서 벗어나 두 나라 민중이 모두 전쟁의 피해자라는 시각을 보여준 것. 임진왜란의 승패를 떠나 국가간 전쟁에서 민중이 겪는 아픔을 보여주고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부교재는 모두 6장으로 구성됐다. 1~2장에선 침략 전쟁에 반대한 일본인들,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도자기 부흥을 일으킨 이삼평, 조선에 귀순한 왜군 김충선과 그 자손이 살고 있는 대구 근교 우록동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조선통신사를 다룬 3~6장에서는 통신사 명칭의 변화, 양국 간 문화교류, 통신사 이동 경로 및 유적 등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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