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개별 반도체 전문회사인 구미공단의 KEC가 쟁의행위 자제와 생산성 향상에 앞장 서겠다는 노조의 결단에 응답해 '1천800억 원 규모 신규투자'라는 선물을 내놓았다.
새로운 투자는 이달 초부터 구미공장에서 초소형 MOS(금속산화물) 제조공정을 기반으로 한 1천812억 원짜리 반도체 신규 생산라인을 올해 말 완공목표로 한 공장신축.
KEC는 2007년 말까지 6인치 웨이퍼 월 2만 장을 처리하는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생산이 본 궤도에 접어들면 연간 2천억 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당초 회사는 공장을 구미사업장을 피해 다른 곳에 지으려 검토했었다.
임금협상철이 다가오면 노사관계가 악화, 조업차질이 빚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도 노사간 대립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됐다.
그러나 노조원 총회에서 대부분 조합원들은 임금인상 대신 고용안정 쪽에 찬성표를 던졌고 회사는 1천800억 원대의 대규모 신규투자로 수백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등 노사화합을 이끌어냈다.
곽정소(50) 회장은 약속이행을 위해 서울 양재동의 26층짜리 본사사옥을 매각, 재원을 확보토록 했다.
홍종원(42) 노조지부장은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 노사가 협력,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견에 서로 공감했기 때문에 노조는 임금동결, 회사는 투자를 통한 고용안정을 약속하는 상생적 노사합의의 선례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상철 KEC 부사장도 "이번 대규모 신규투자 결정은 '노사화합의 산물'로 새로운 노사관계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면서 "앞으로 노조가 지속적으로 노사평화 등 상생의 입장에서 해결 방법을 찾는다면 회사 측은 언제든지 적절한 임금인상과 고용안정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C는 구미공단 전자업계의 효시기업이다.
구미 해평 출신으로 현 곽 회장의 부친인 고 곽태석씨가 1969년 7월 구미공단 조성과 함께 KEC의 전신인 한국도시바(주)를 설립했다.
KEC는 국내 최대의 개별반도체 전문회사로 SSTR(소신호용 개별 반도체)분야에서는 세계 시장 수요량의 15%를 공급하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사진: 지난 4일 KEC 구미사업장에서 열린 1천800억 원대의 신규투자 MOS공장 기공식 장면. 김관용 구미시장(왼쪽부터), 곽정소 KEC그룹 회장, 홍종원 KEC 구미사업장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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