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과 법무부가 최근 열린우리당 소속 법사위원들에게 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에 대한 반대 의견을 설명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한 여당 법사위원은 이날 "최근 법원과 검찰 관계자가 찾아와 법사위에 계류 중인 공수처 설치법안에 대한 반대 논리를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법원은 전체 법관을 수사대상으로 삼고 있는 공수처 설치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수사대상을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급으로 제한하고, 전직 공직자에 대한 수사도 퇴직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국회가 수사 의뢰한 사건을 포함할 경우 수사권발동 여부를 국회가 결정한다는 점에서 3권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한 뒤 검찰의 불기소 처분시 공수처에 재정신청권을 부여할 경우 검찰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또 부패수사를 위해 설치될 공수처가 공직자의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와 무관한 범죄까지 수사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여당 법사위원들은 법원과 검찰의 반대의견 제시에도 불구하고 4월 임시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법안을 처리하자는 당 지도부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지만, 일부 여당 법사위원들은 법원과 검찰의 반대 의견을 충분히 검토하기 위해 공수처 설치법안의 처리시한을 다소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張倫碩) 의원은 대법원과 검찰이 여당 법사위원들에게 공수처 설치 반대 의견을 설명한데 대해 "대법원과 검찰 입장에서는 행정부 산하에 판사와 검사를 수사하는 전근대적인 기관을 두자는 법안이 3권 분립의 원칙에도 배치된다는 점에서 해괴망측하고, 기가 막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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