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건강하게 잘 다녀오셨습니까? 먼 곳 다녀온 사람에 대한 인사 같지만 사실은 예천군의회 의원들과 예천군청 5급 이상 간부들의 부인 모임인 석송회 회원 35명의 외유를 못마땅히 여긴 예천 주민들의 볼멘소리다.
이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이번 주에 4박5일간 우즈베키스탄과 호주, 뉴질랜드로 외유를 다녀왔다.
군의원들 여행 목적은 '지방자치 운영제도 연구'. 하지만 수없이 질타됐던 지방의원들의 관광성 외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일정 가운데 의회 운영과 연관되는 것은 우즈베키스탄의회 방문 1회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전통시장방문, 고려인마을 견학 등 그저 그런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비는 12명이 2천300여만 원이나 써버렸다.
의회 직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예산문제 때문에 6명씩 순번제로 외유를 떠났으나 올해는 의원들이 그간 서로의 불화를 조율할 겸 전원 참가했다는 것. 군 재정이 나아진 것도 없는데 혈세를 2배나 써가며 단합대회를 한 셈이다.
석송회원들의 외유도 그렇다.
비록 사비를 들였지만 군청 간부의 부인들인 데다 자신들의 내조로 군정을 돕고 지역경제를 살리며 군민화합을 이끌겠다는 평소 공언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외유였다는 여론이다.
이들의 외유를 둘러싸고 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에는 비난 글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어려운 시기에 팔자 좋은 유람이라는 것이다.
그 중 군청 실·과에서 수십만 원씩을 경비로 얻어갔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사실이라면 큰일 날 일이다.
군의원, 석송회원들 모두 이번 외유에 그럴만한 목적과 명분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여론은 차갑기만 하다.
읍내에서는 불경기로 임대료도 못 내는 상인들이 속출하고 농민들은 부채로 등이 휠 지경인데 그런 건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럴 상황도, 형편도 아닌데 내로라하는 유력인사들이자 지도층들이 주민들의 고충을 함께 나누거나 수심 가득한 정서를 다독이기는커녕 묻지마 관광을 다녀온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안동·정경구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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