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과 충남의 사찰과 향교 등을 돌며 고서(古書) 등 문화재 수천 점을 훔친 50대 남자와 장물을 구입한 사설 미술관장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1일 지방 향교와 서원 등을 돌며 문화재 2천300여 점을 훔친 박모(53·무직)씨와 훔친 물건을 고미술상에 연결해 준 알선책 정모(46·한국고미술협회 전 지부장)씨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다른 장물알선책 손모(53)씨 등 2명에 대해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장물을 사들인 권모(63·종로구 B미술박물관장)씨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또 박씨와 함께 문화재를 훔친 공범 김모(41)씨 등 3명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께 공범 김씨 등 3명과 대구 달성군도동서원 중정당 (보물 350호) 기단면석 2점을 훔치는 등 지난해 8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1차례에 걸쳐 문화재 2천352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충남 서산 해미향교의 청금록 등 고문서 10여 권과 전남 보성의 뿌리깊은 나무 박물관의 광배(光背·부처 뒤에 놓는 장식) 등도 훔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씨는 공범 김씨 등 3명과 함께 주로 밤에 대구, 경상남북도, 충남 서천 등의 인적이 뜸한 서원과 향교를 골라 문화재를 훔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문화재청의 자문을 받아 이들이 훔친 문화재의 가치를 감정한 결과 80억 원대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외에 4, 5개의 문화재 전문 절도단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고미술상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문화재 해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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