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대표 원로이자 기독교계 진보인사인 강원용(88) 목사의 한평생 신앙고백이 담긴 '내가 믿는 그리스도'(대한기독교서회 펴냄)가 나왔다.
이 책은 저자의 말처럼 '화롯가에 둘러앉아 편하게 말하고 듣는' 신앙담론 형식으로 쓰였지만 표류하고 있는 한국교회와 무조건 '아멘'만 일삼는 성도에게는 뼈아픈 충고다.
저자는 "한국의 기독교인 가운데 상당수의 성도가 성서를 잘못 이해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오늘날 상당수 교회들이 하나님을 그저 복 받는 데 이용함으로써 기독교를 기복종교로 변질시켰다"고 현 세태를 진단한다.
저자는 나아가 "교회에서는 조건없는 믿음을 강요하며 의심하지 말라고 하고, 의심을 하면 신앙에 무슨 문제가 있거나 마귀의 꾐에 넘어간 것처럼 취급한다"면서 "이제는 꼼꼼히 따져보고 제대로 믿으라"고 충고한다
강 목사는 우선 "성서가 '하나님이 어느 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주신 절대영감의 천계서(天啓書)'라고 생각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광신주의가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
저자는 "성서는 시대와 역사의 제약성, 인간 언어의 한계성, 입으로 또 문자로 내려오며 원자료를 편집하고 전승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류나 한계를 지님에도 성서는 여전히 인간의 구원에 필요 충분한 진리와 권위를 품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예수가 받은 유혹에 복음의 본질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특히 예수가 받은 세 번째 유혹은 '종교적인 이적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려는 명예심과 허영심, 인기주의에 대한 유혹'이라고 설명한다.
강 목사는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세 번째 유혹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는 소위 포퓰리즘(대중주의)에 대한 문제"라며 "기독교,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포퓰리즘의 문제에 가장 심하게 노출돼 있는 종교가 기독교"라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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