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얼굴도 이름도 없는 장학금 애들 옷 빨아주는 선생님…

장도순 문경교육장의'사연'화제

"아무도 모르게 4천만 원을 내놓으며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어느 기업가와 결손가정 아이들 옷을 빨아준 선생님 등 훈훈한 정이 넘치는 이야기가 듣고싶지 않으세요?"

문경교육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장도순 교육장이 수시로 올리는 각종 사연 있는 글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장미 12송이와 장학금'이란 글에서는 문경읍 당포초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12명으로부터 장미 한 송이씩을 받은 이 학교 김수재 교사와 이 학교에 재직하다 다른 학교로 전근 간 뒤에도 제자와의 약속을 지켜 장학금을 보내 온 이선숙 선생님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추운 겨울날에도'란 제목의 글은 우리 글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겨울방학 동안 추운 교실에서 함께 공부해온 교사들의 이름과 사연을 담고 있다.

또 '금동분교장의 예쁜 친구들아'에서는 김수빈·김지수·홍다훈·김보은·권희진 등 17명 어린이가 경기도 용인에 있는 놀이공원을 다녀온 뒤 장도순 교육장에게 보내온 편지를 받고 가슴 설레었던 일을 적고 있다.

'오래 기억하고 싶은 선생님들'에서는 갓 결혼한 가은 희양초교의 김모 교사가 결손가정 아이들의 옷을 빨아주고 미용실에 데려가 머리도 깎아주는 형처럼 보살펴온 일들을 옮겨 놓았다.

교사와 학생들에 대한 사연뿐 아니다.

최근 소개한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야기'에서는 서울에 살면서 문경에서 사업을 하는 한 기업체 사장의 사연을 전하고 있다

회사 이름도 대표 이름도 본인이 밝히기를 거부한 이 기업가는 문경의 초·중학생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데 고교생에게는 도움을 주지못했다며 4천만 원을 내놓고 분기별로 20명을 뽑아 50만 원씩 연간 1인당 200만 원씩 지원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장 교육장은 고마움에 식사라도 대접하려 했으나 끝내 모실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적었다.

장 교육장은 "시골 벽지 조그만 학교에서 공부를 한다고 해서 배워야 할 공부를 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과 조그만 학교의 어린이라 해서 그 존엄성이 덜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학생이나 교사들의 진솔하게 살아가는 모습과 이야기들을 적게 됐다"고 말했다.

문경·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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