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문희상 당의장 체제를 출범시켰다. 다섯 번째 당의장이다. 개혁보다 '실용 우위'를 당원들이 인정했다는 점에서 국민은 실용과 통합의 리더십에 기대를 갖는다. 그 스스로의 다짐처럼 "배를 채워주고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가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문 의장은 제1성(聲)으로 "민생"을 외치고 '해장국 정치'를 약속했다. 우리는 그 해장국을 야당과 함께 먹기를 권한다. 당장 4월의 임시국회엔 국보법, 사학법, 과거사법의 뜨거운 감자들이 올려져 있다. 임시국회의 화두(話頭)가 상쟁이 될 것인지 상생이 될 것인지는 그의 행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다행히 가장 큰 고비인 국보법에 대해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한 대체 입법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에서 우리는 상생의 조짐을 읽고 싶다. 속는 셈 치고 또 한번 '지푸라기'를 잡는다.
기실 지난 2년 과반(過半)의 집권당이 보여준 정치력이 '수준 이하'였음은 공지의 사실이다. '밀어붙이기 정치'에 올인하다 판을 깨트리고 국민계층을 분열시키고 경제와 외교마저 뒷걸음질치게 한 것은 그들 내부의 자성(自省)이기도 하다. 그 결과 '여당 같은 야당, 야당 같은 여당'이란 비판처럼 한나라당만 여당 실수를 노린 '반사 이익 집단'이 아니라 무능한 한나라당 덕분에 열린우리당 또한 엄청난 반사이익을 봐왔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본란은 문희상 체제가 개혁과 민생의 '동시 흥행'을 어떻게 실천해 가는지를 지켜보고자 한다. 경제 해법이 어떻게 구체화'행동화하는지, 대일(對日), 대미(對美) 문제에서 노 대통령의 강성 외교에 그저 "옳소"만 외쳐온 여당의 정책적 무책임론이 어떻게 생산적 책임론으로 적극화해 가는지를 지켜보고자 한다. 해장국도 식으면 맛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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