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U대회 비리, 대구시는 책임없나?

최근 대구하계U대회 옥외광고물 업체 선정과 관련, 광고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강신성일 전 국회의원의 부인 엄모씨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며칠 전 기사를 보고 강 전 의원이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의아해 하는 기자에게 'U대회 일등공신에서 수뢰 정치인으로 전락'이라는 사회면 박스기사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기사는 일부 인사들이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핵심적인 공을 세워 훈장까지 받았지만 막판 수뢰사실이 드러나면서 명예를 송두리째 잃었다는 내용이었다.

박상하 U대회 집행위원장은 대회 유치에서부터 대회 성공을 가늠할 북한선수단 참여까지 직접 발로 뛰면서 성사시켰다. 사비를 들여가며 조직위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지만 2천만 원을 받은 혐의가 밝혀졌다.

겉모습만 보면 이들은 분명 U대회 일등공신이다. 문제는 이들의 이면에 검은 거래가 있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성공적 대회를 명분으로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속으로는 자신들의 잇속을 차렸던 것이다. 일부 인사들이 떡고물을 챙기다 보니 대회 명성은 오간데 없어져 버렸다.

이들이 검은 돈을 챙기게 된 데는 대구시나 조직위의 방조와 무사안일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본다. U대회는 대구 업그레이드와 지역경제 회생을 위해 유치됐다. 수백억 원대의 장비가 투입되고 광고계약이나 납품건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 지역업체들을 살리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지역업체만으로 안되면 컨소시엄이라도 구성해 참여시켜야 했다.

하지만, 대구시나 조직위 관계자들은 우선 편한 방식을 채택했다. 아무런 전문 지식이 없는 집행위원들에게 대구업체는 능력이 없으니 서울업체와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요했고 결국 광고업자들이나 일부 인사들이 장난 칠 멍석을 깔아준 셈이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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