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자원봉사에 대한 작은 생각

"자원봉사 아줌마는 철새입니다.

엄마처럼 잘 해 주시다가 어느 날부터 말없이 오지 않았습니다.

"

어느 장애아동의 일기 한 부분을 읽으면서 자원봉사자가 100만에 육박하고 있지만, 이들 중 90%가 1년 미만의 일시적 봉사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나라의 자원봉사활동은 사회복지시설에서 많이 행해졌지만, 요즘에는 환경·의료·소비자보호 운동과 같은 시민 운동적 성격을 띠는 각종 활동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행해지고 있다.

그리고 선뜻 나서지는 않지만, 자원봉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여건이 되면 참여해 보겠다는 의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원봉사활동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이긴 하지만, 아무나 아무 때나 아무렇게나 하는 일이 아니다'라는 말을 명심해야 한다.

일시적 충동이나 호기심으로 시작하거나 생색을 내기 위한 것이라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봉사활동의 동기는 가장 순수하고 자중자애(自重自愛)가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

또 누군가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동정의식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함께 예방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참여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라는 생각이다.

한 때 매스컴을 통해 논란이 되었던 홀로 사는 어르신의 죽음을 일찍 발견하지 못한 것이 어찌 담당 공무원이나 사회복지 종사자만의 잘못인가? 이웃에 살고 있었던 우리의 무관심에 대한 책임은 과연 없었다고 할 수 있을까? 스스로 되물어 보아야 할 과제이기도 하며, 그 시점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가족제도가 사라지고 각종 사회문제들이 언제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어릴 때부터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 자원봉사활동'을 권장한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시작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산종합사회복지관장 백남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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