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당파 싸움에 너무 깊이 빠졌다. '너나돌이' 말다툼은 예사고 며칠 전엔 매국노 논쟁까지 붙었다. 영덕 군수 공천 논란 와중엔 한 중진이 여성의원에게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을 했다가 싹싹 비는 일까지 있었다고 한다. '봉숭아 학당'이란 자탄의 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엊그제 집권당은 전당 대회를 통해 문희상 체제로 당 전열을 정비하고 심기일전의 태세를 국민 앞에 과시했다. 4월 임시 국회에서 실용주의, 경제 올인을 표방하고 국보법 등 쟁점 법안 처리의 칼을 뽑을 채비다. 재집권의 초석을 올해 다지겠다는 의지다.
한나라당은 어떤가? 이젠 반사적 이익도 없다. 밖으로는 적을 이길 무기(정책)가 없고 안으로는 당파 싸움 말릴 카리스마가 없다. '수도 분할'문제로 수도권'비수도권이 죽일듯이 하고 국보법으론 소장(少壯)과 노장, 개혁과 보수가 대판 붙더니 종국엔 조기 전당 대회 문제로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적전분열이다.
한나라가 어떤 당인가? 명색 대구'경북을 대표한다는 정당이다. 그 정당이 영천 등 경북 도내 재보선을 '현정부의 실정(失政) 중간 평가'로 규정, 선거전에 나섰다고 한다. 이러니 야당 노릇밖에 못하는 것 아닌가. 꾸어다 논 보릿자루도 한나라당 간판 달면 당선되는 이곳에서 실정(失政) 중간 평가라니? 가당찮다. 집권을 꿈꾼다면 남의 얘기 할 게 아니라 내 정책 '내 이야기'를 하라.
또 있다. 행정도시, 수도 분할에 동의해 줘 놓고는 공기업 이전 문제는 개입 않겠다고 한다. 바가지 쓸 것 다 써 놓고 마지막 한 바가지만 같이 안 쓰겠다는 계산은 전략도 정책도 아니다. "야당이 원칙을 잃으면 국민이 버린다"는 소신을 지키고 의원직을 버린 박세일 전 의원이 아쉽다. 감히 말하건대, 대구'경북에서의 일패(一敗) 없이는 한나라당에 대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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