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 봄꽃에 봄향기에 라운딩하기에 딱 맞는 계절이다. 매일신문이 대구CC와 함께 진행하는 독자이벤트 '99일 만에 99타 치기' 참가자들도 들떠 있기는 마찬가지. 지난 4일 오후 참가자 5명은 대구CC 1번홀과 2번홀에서 티샷 연습을 했다. 파5인 1번홀에서는 드라이버 티샷을, 파3인 2번홀에서는 아이언 티샷을 집중 연습했다.
사실 연습장을 오가면서 어쩌다 한번 라운딩을 나가는 초보골퍼들로서는 필드에서 티샷 연습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행운이다. 초보골퍼들의 제일 큰 문제가 티샷 미스이기 때문이다.
대개 티샷 미스를 경험한 초보골퍼들은 연습장에서 절치부심하며 드라이버 샷에 매달리게 된다. 이들의 맹점은 거리에만 신경쓴다는 것. 그러나 정작 필드에서의 드라이버 샷은 거리보다 위험지역을 피해 안전하게 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우승백 대구칸트리클럽 이사(대경대학 겸임교수)도 "힘을 빼고 장타보다 방향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 이사는 "대구CC 2번홀 처럼 거리가 160m 정도의 파3인 경우 짧은 거리지만 롱아이언이나 우드(여자의 경우)로 컨트롤 스윙을 하는 것이 정확도를 높이는 비결"이라고 했다.
1번홀 드라이버 샷과 2번홀 우드샷에서 연거푸 탑(Top : 볼의 윗부분을 치는 것) 실수를 한 정귀숙씨는 스윙 후 체중이 오른발에 남아있기 때문이란 진단을 받았다. 이럴 경우에도 굳이 드라이버나 우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욕심을 버리는 것도 스코어관리에 필수기 때문. 특히 티잉그라운드에서 욕심을 내다간 3타를 잃어먹기 일쑤다. 대표적인 것이 OB(Out of bounds). 플레이하는 코스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OB의 경우 1벌타이고 전의 위치에서 다시 치게 된다. 다시 치는 타수는 당연히 세 번째 샷이 된다. 이 샷도 보통 위축되어 평소거리의 반 정도밖에 나가지 못한다. 세타는 무조건 잃는다고 보면 된다. 그럴 바에야 굳이 정확성이 떨어지는 드라이버샷을 할 필요가 없다. 우드나 롱아이언으로 치는 게 스코어관리에 훨씬 유리하다.
우 이사는 "롱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라는 것은 페어웨이에 잘 착지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때에 따라선 이것 하나만 지켜도 3타나 2타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160m 2번홀에서 4번우드로 연거푸 온그린을 성공한 문효숙씨는 세 번째 샷부터는 헤드업이 문제가 됐다. "이상하게 우드만 잡으면 헤드업이 된다"는 문씨에게 우 이사는 중심을 앞으로 가져가는 연습을 하라고 권했다.
이벤트 참가자 5명 사이에서 '프로'로 통하는 김병무씨는 2번 홀에서 5번 아이언으로 두 번 다 온그린에 성공해 '프로답다'는 소리를 들었다. 김씨는 "롱아이언으로 스윙궤도를 줄이는 컨트롤 샷을 해 쉽게 친 게 적중했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좋은 티샷을 할 수 있을까. 이는 티잉 그라운드(teeing ground : 두 개의 티 마커를 이으면서 뒤쪽으로 두 클럽 이내에 있는 사각형 안의 구역)를 잘 살피고 잘 활용하면 해답이 나온다. 티잉그라운드의 어느 지점에서 어느 곳을 목표로 정해 티샷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필드에선 목표물을 향한 정확한 조준이 쉽지않다. 연습장과 달리 지면이 고르지않고 착시현상도 있기 때문이다. 먼저 우 이사는 각자 티에 공을 올려놓은 후 어드레스 자세를 취해 보라고 했다. 그런 다음 클럽샤프트를 양발 끝에 놓고 뒤쪽에 서서 조준이 정확한지 알아보도록 했다. 결과는 제각각이었다. 페어웨이 오른쪽을 조준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왼쪽을 훨씬 벗어나 조준한 사람도 있었다. 슬라이스가 많이 난다고 경기보조원이 일러주는 홀에선 티잉그라운드 오른쪽에 서서 페어웨이 반대편을 목표로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 이사도 "각 홀의 특성과 코스 난이도에 따라 티잉그라운드의 방향이 조금씩 달리 배치되어 있다"며 "티잉그라운드도 활용하기에 따라 스코어 관리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즉 목표지점 오른쪽에 벙커가 있다면 티잉그라운드 오른쪽 끝에 티를 꽂고 반대쪽을 보고 드라이버 샷을 하는 것이 요령이다. 평소에 슬라이스가 심한 골퍼도 오른쪽 끝에 서서 왼쪽을 겨냥하는 것이 좋다.
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지나치기 쉬운 티잉그라운드에서의 룰
-티잉그라운드 밖에서 티샷하면?
▲볼이 티잉그라운드 안에 있다면 밖에서 어드레스를 해도 괜찮다.
-실수로 남자 골퍼가 레이디스 티에서 샷을 했다면?
▲2벌타를 받고 다시 쳐야 한다. 이때는 3타째가 된다.
-티잉그라운드 밖에서 티샷을 했을 때는?
▲2벌타를 받게 되며 다시 티구역 안에서 샷을 해야 한다. 티잉그라운드 밖에서 친 샷이 OB가 났더라도 밖에서 친 샷은 세지않기 때문에 OB에 대한 벌타는 없다. 역시 다시 샷을 하게 되면 3타째다.
-목표를 지적하기 위해 클럽을 발 끝에 두었다면?
▲스트로크 때까지 클럽을 치우지 않으면 2벌타를 받는다. 흔히 볼과 목표지점을 연결한 가상선상에 클럽하나를 놓고, 어깨선을 따라 클럽을 놓고 방향을 보지만 실전에서는 룰 위반이다.
◇이렇게 하면 좋은 티샷
-첫 티샷은 거리보다 정확성이 생명이다.
-티샷 위치를 잘 선정해야 한다=만약 오른쪽이 OB지역이면 티잉그라운드 오른쪽에 티를 꽂고 페어웨이 왼쪽을 겨냥하고 샷을 한다. 슬라이스가 나 오른쪽으로 휘더라도 페어웨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드라이버를 고집하지 말라=드라이버보다 스푼이 더 잘 맞고 정확성도 높다면 스푼을 쓴다. 때에 따라선 롱아이언이 정확하다면 굳이 드라이버를 쓸 필요가 없다.
-볼 바로 앞의 중간목표를 정하고 샷을 하라=먼 곳의 목표를 정한 후 볼 바로 앞의 흙이나 나뭇가지 등 중간목표를 정해 티샷하면 된다.
-두개의 티 마커의 방향을 확인하라=초보골퍼들은 티 마커가 분명 페어웨이 오른쪽을 향하고 있는데도 그대로 친다. 특히 그린이 두개인 파3홀의 경우 방향을 꼭 확인해야 한다.
-주위를 의식하면 실패다=첫 홀의 경우 뒤의 대기팀이 지켜보기 마련이다. 이와 상관없이 오로지 샷에만 집중해야 한다.
-평소 연습대로 스윙하라=평소 연습장에서도 목표를 정하고 샷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에 맞춰 몸을 정렬하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티를 꽂는 지점과 스탠스를 취하는 지점은 평평해야 한다=내리막 홀은 슬라이스가 많이 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사진: 골프이벤트에 참가한 정귀숙씨가 대구CC 1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우승백 이사로부터 티샷요령에 대해 레슨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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