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총리, 동해안 산불 당시 골프 '구설수'

이해찬(李海瓚) 총리가 지난 5일 식목일 행사를 마친 후 총리실 간부들과 골프를 치던중 강원도 양양.고성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골프를 중단하고 급거 귀경했던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 총리 일행은 이날 오전 산불이 진화됐다는 산림청의 보고를 받고 예정대로 골프행사를 진행했으나 이후 불길이 다시 번져 산불이 확산되자 골프를 중단하고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는 후문이다.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총리는 경기도 남양주 광릉시험림에서 총리실 직원 120여명과 함께 경기도 포천에서 식목 행사를 가진 뒤 인근 골프장에 도착, 오후 2시께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총리 일행은 오후 3시45분께 강풍을 타고 강원도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다는 긴급보고를 받고 황급히 골프를 중단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이 총리가 총리실 간부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라운딩에는 조영택(趙泳澤) 국무조정실장 등 총리실 간부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 총리가 식목 행사 중 산림청으로부터 '산불이 진화됐다'는 보고를 받고 이후 별다른 상황을 보고받지 못해 예정대로 골프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산불 확산 보고를 받고 귀경하던 중 김진선 강원도지사와 전화통화를 갖고 피해 상황을 살폈으며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과 권 욱(權郁) 소방방재청장에게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보내 산불진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이어 산불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한편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은 태풍이 부는데 뮤지컬을 즐기고, 책임총리라는 사람은 산불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는데 골프를 치느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이것이 참여정부의 분권형 통치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재두(金在杜)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천년 고찰 낙산사가 불타고 있을 때 이 총리는 골프를 쳤다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다"며 "산불이 소강상태였다는 구차한 변명에 실소를 금할 길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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