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장산서 희귀종 '보경염낭거미' 발견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표본이 2개체밖에 없던 희귀종 보경염낭거미(Cetonana orientalis)가 내장산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0일 내장산국립공원 자연자원조사 결과 세계적 희귀종인보경염낭거미와 백양더부살이(Orobanche filicicola)를 비롯, 희귀 동식물을 다수확인했다고 밝혔다.

보경염낭거미는 1936년 중국 감숙성에서 셴켈(Schenkel)이라는 학자가 암컷 1마리를 처음으로 채집, 학계에 보고한 뒤로는 전혀 채집이 되지 않았다. 이후 1977년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계명대 서보근(徐普根) 교수가 경북 포항 부근 보경사라는 절에서 암컷 한마리를 채집하자 우리나라 최초 거미학자인 은사 고( 故) 백갑용(白甲鏞) 박사가 1979년에 '보경염낭거미'라고 명명, 국내 미기록종으로학계에 보고했다.

지난해 내장산국립공원 자연조사에서 세계적으로 3번째 표본을 채집한 것도 서교수였고 이번에도 암컷이었다. 서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행운이 있을 수 없다"며 "거미의 경우 수컷은 교미후 얼마 지나지 않아 죽기 때문에 채집이 잘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밖에도 2003년에야 세계 학계에 공식 보고돼 한국 신종으로등록된 쑥뿌리 기생식물인 백양더부살이도 다시한번 확인됐다. 백양더부살이는 일본의 저명한 식물분류학자 다케노신 나카이(中井猛之進) 박사가 1928년 내장산에서 채집했지만 학계에 공식 발표하지 않아 실체가 베일에 덮여있다가 2000년 재발견돼 2003년 학계에 공식보고된 식물로 세계적으로 서식지가 확인된 곳은 내장산 뿐이다.

1980년대 중반 전북 진안 만덕산에서 발견돼 학계에 보고된 민대극(Euphorbia e bracteolata)도 내장산에 서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며 멸종위기종인 구렁이, 담비, 삵, 진노랑상사화와 천연기념물인 굴거리나무, 비자나무 군락지가 확인됐고 고등균류(버섯)와 거미류 미기록종 14종과 한국고유종 7종도 발견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에 서식하는 동식물이 모두 2천224 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내장산이 자연생태계의 보고임이 재차 확인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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