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반일 시위 갈수록 격화

폭력사태 비화…현지 일본인 외출 삼가

일본 정부의 왜곡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로격화된 중국인들의 반일시위가 불에 기름을 부은 듯 격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중국 당국은 그러나 전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시위가 민심의 자발적인 폭발이라며 적극적인 제지에 나서지 않아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해외의 일부 화교단체에서도 동참에 나서는 등 연쇄적으로 파급되고 있다.

주말인 9일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시위에는 일본대사관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는 등 폭력적인 수단이 동원됐고 10일 광저우(廣州)와 선전(深천)에서는 2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동시다발적인 시위로 번졌다. 특히 상하이(上海)의 한 식당에서 9일 일본인 학생 2명이 중국인들에게 맥주잔과 재떨이로 얻어맞는 사건이 발생, 집단시위가 일어나지 않은 지역에서도 반일감정이 폭발 직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10일 열린 반일서명활동에 수십명의 저명한 교수와 각계 전문가를 비롯, 수만명의 시민이 참여했다는 홍콩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일본이 과거사를 외면하는 바람에 상황이 악화됐다며 일본을 비난하고 나서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외교부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 우리는 현재 중일관계가 오늘날과 같은 양상으로 번진 책임이 중국측에 있지 않다는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국의 소극적인 대응과 함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시민단체들의 자발적인 독려와 조직에 의해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시위사태의 확대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

중국의 일부 언론에 따르면 시위 관련 정보는 민간인들이 자발적으로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알리는 방식으로 전파되고 있고 이를 주도하는 일부시민들은 직장까지 그만두고 반일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선전에서는 10일 중국과 일본, 싱가포르 화가 20여명이 일본의 역사왜곡에 항의하고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의미를 담은 ' 사해동춘'(四海同春)이란 제목의 그림을 공동으로 제작했다.

앞서 9일 독일에서는 최대의 재독화교단체인 전독일화교사회단체연합회 회장단이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서신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사가 보도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 이처럼 대규모 반일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중국 언론들은이를 전혀 다루지 않고 있다.

특히 이 소식을 전하는 일부 민간 사이트들도 베이징에서는 열리지 않아 당국이의도적으로 반일시위 사태가 전해지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문가들은 반일감정으로 촉발된 시위에 참여하는 군중 가운데 반정부 인사들이끼어들어 사태가 자칫 반정부적이거나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광저우시에서는 1만여명이 시위에 참가, 이중 3천여명이 오성홍기와 플래카드를앞세우고 일본 총영사관 앞까지 진출해 유리창을 향해 빈 병을 던지면 격렬히 항의했다. 일부는 행진 도중 일본 식당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고 식당 간판을 부쉈으며, 거리에 세워진 소니 대형 광고판을 칼로 찢기도 했다.

또 선전 시민 1만여명도 선전체육관 앞에서 가두행진을 시작, 일본계 소고백화점을 에워싼 채 일본의 역사왜곡과 댜오위다오(釣魚島) 점거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베이징에서는 시민 1만여명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해 일본 상품불매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일본 대사관저 부근에서 일본제 차량을 뒤집기도 했다.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면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은 외출을 삼가고있고 일부 일본 업소들은 영업을 중단하는 등 크게 위축돼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