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11년 맞은 '섬산협' 갈 길 멀다

"지금 대구섬유가 아무리 어렵다지만 이번 총회는 심해도 너무 심합니다.

예년보다 많이 위축된 총회 분위기를 보니 더 암울한 심정입니다.

"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제10차 총회가 열린 11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국제회의장. 대구 경제의 3할을 지탱하는 섬유산업 수장(首長)을 뽑는 총회라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게 이날 행사장 분위기는 썰렁했다.

산업자원부에서는 단 한 명도 내려오지 않았고 지역 경제계 인사들도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그나마 참석한 이들마저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의 축사 후 대부분 자리를 떠버렸다.

참석인사나 행사 규모에서 오히려 최근 끝난 섬유직물조합 총회나 염색공단 총회보다 더 초라했다.

1년에 한 번 있는 총회이건만 70명 회원 중 10여 명만 참석했고 핵심인 이사들마저 전원 참석하지 않았다.

주인보다 손님이 더 많은 자리였다.

지역섬유업계의 구심체를 자부하며 올해로 창립 11년째를 맞는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지만 그동안 지역 섬유산업의 진정한 중심이 됐던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협회 내 직물 대 비직물 구조로 형성된 산하단체 간의 알력 다툼은 조정하지도 못한 채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비난만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신임 안도상 회장이 가진 단체장의 경험과 특유의 리더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출발부터 힘이 빠진 채 돛을 올린 안도상 호(號)가 순항할 지 의문이 가는 순간이었다.

최근 지역섬유업계는 내외부에서 닥친 시련들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대구섬유의 대표직을 맡은 안 회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더욱 안 회장이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임기 동안 업계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비빔밥'을 잘 만들기를 기대한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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