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어패럴 밸리' 조성에 대해 추진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감사원의 지적 때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사람이 공황상태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정책은 검증받고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것이 '상식'인데 절차의 투명성, 검증의 확실성, 토론의 포용성에 대해 우리가 익숙하지 못해서인지 패션 어패럴 밸리 조성의 '검증'에 관한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는 섬유·패션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여 대구를 경제적으로 건강한 도시로 만들고 싶은 목표가 있으며 감사원 또한 대한민국을 제대로 키워나가기 위한 목표가 있다.
이번 감사원의 지적은 '누군가'를 혹은 '어떤 곳'을 타깃으로 삼아 공격하고 부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필자만의 순진한 생각일까?
문제는 패션 어패럴 밸리 조성에 관한 실현방법을 제대로 설정하고 실천해 나가는 데 있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은 이미 아시아를 패션산업의 커다란 시장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를 새로운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으로 판단하고 아시아의 독특한 색깔을 세계적인 트렌드에 담아 세계 시장을 점령해 나가고 있다.
나는 그 현장을 눈으로 직접 보고 왔는데, 흔히 후진국이라고만 여기는 베트남에서다.
필자가 '아시아 패션 포럼'의 조성을 위해 베트남에서 소개받았던 발레리(Valeri)라는 프랑스 디자이너는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유럽의 감각과 마켓기술을 베트남의 전통문화와 수제품 생산 기술, 베트남의 섬유에 접목시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그녀의 브랜드로 생산되는 리조트웨어는 세계 리조트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에스닉한 코드를 현대화시키고 그 나라 특유의 생산방식으로 차별성과 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을 개발하여 성공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패션 어패럴 밸리의 무한한 가능성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끈끈하게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의 전통적인 것들, 세계기능대회에 나가면 1등만 하는 우리의 손기술들, 국·시비로 조성되는 섬유·패션 클러스터 단지인 '패션 어패럴 밸리'가 결합한다면 최고의 마케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패션 어패럴 단지는 이제 시작이다.
이곳은 꿈을 꿀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세계의 실력파 디자이너들이 모여서 연구하고 '우리의 것'을 그들의 상품에 담을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섬유와 패션이 중심이 되고 대구시의 의지대로 IT와 BT, NT까지 결합한다면 무한경쟁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꿈의 공간이 되리라고 본다.
대한민국을, 대구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만 고민하자. 그것이 내가 살고 우리가 사는 길일 것이다.
최복호(대구패션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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