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저녁(한국시간 13일 새벽) 독일연방하원 주요인사들을 초청, 만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독일의 과거사 청산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이날 숙소 호텔에서 하르트무트 코쉭 독.한의원친선협회장과 쨈브리츠키 경제협력개발위 부위원장 등 20여명의 독일연방하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독일의 과거사 청산방식을 존경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독일 방문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본의 과거사 청산 방식에 대해일절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날 독일의 과거사 처리방식에 대해 '존경'을 표시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 촉발과 일 교과서 왜곡 문제 등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디 벨트를 비롯, 프랑크푸르터 알게 마이네 차이퉁,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 등 독일의 3대 일간지가 노 대통령의 독일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중.일 3국간 외교분쟁과 관련, 일본의 민족주의 발호를 비판하는 논평을 일제히 게재해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만찬에서 우리 국민이 독일을 가장 부러워하는 세가지는 독일 통일과 EU(유럽연합) 통합, 그리고 과거사 청산이라면서 독일은 부끄러운 과거를 솔직히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할 줄 아는 양심과 용기,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실천을 통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또 독일은 전쟁이 끝난지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을 계속하고 있고 역사교과서 또한 이웃나라들과 협의를 거쳐 편찬하고 있음을 지적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노 대통령은 독일의 이런 노력이 주변국과의 화해를 이뤄내고 오늘의 EU 통합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라며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만들어가야 할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유력 보수지인 디 벨트는 이날 '일본 민족주의자들, 호전적인 일제(日帝)의 위대함 추모'라는 논평을 통해 "고이즈미 일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통해 민족주의자들의 감정을 이용했고, 몇몇 극우단체들은 옛 일본제국의 위대성과 제국군대의 영웅적 군인들을 선전하고 있다"며 "일본은 헌법에서 '영원한 전쟁포기'를 맹세해야만 했다"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의 프랑크푸르터 알게 마이네 차이퉁은 '일본의 어두운 그늘'이라는 논평에서 "북핵문제를 계기로 일본에 자기도취와 자기미화의 민족주의가 분출하고 있다"며 "일본은 주변국이 요구하는 과거청산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유엔안보리 진출에만 관심이 있으며 이웃국가들에 행한 바를 이해하지 않으려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집권 사민당 우호지인 프랑크푸르트 룬트샤우도 '민족주의의 야수'라는 논평에서 "일본은 북핵문제를 과장, 군사대국화를 추진한다는 전략이지만 이는 북핵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고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희망하는 독일에도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민족주의라는 야수를 탄 일본이 이를 돌이키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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