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생제 안 먹인 닭' 축산벤처의 꿈

신기술 양계사업 (주)무항생기술

요즘 축산업에서 미래를 꿈꾸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

사양산업이라고 기피하는 경향에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의 두려움 때문이다.

특히 조류독감, 뉴캐슬병 등과 같이 전염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 투자 위험성이 크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최초로 무항생 육계사육 기술을 개발한 (주)무항생기술 김영대(45) 대표는 이 같은 생각을 지워버렸다.

짧은 기간의 축산 경험이지만 새로운 사업분야를 찾아낸 그는 연구시작 3년 만에 무항생 사육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김 대표는 "자신이 이룬 축산벤처의 꿈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웰빙식품에서 착안

최근 우리 사회의 주된 기류 중 하나는 바로 '웰빙'이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비싼 값을 치러도 웰빙 식품은 제값을 받게 마련이다.

김 대표가 최근 개발한 '무항생제 닭'도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것.

친환경 사육법에다 3년 연구물인 무항생 식물성 사료 '프리믹스(Premix)'를 먹인 무항생제 닭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5천 마리를 학교 급식에 공급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무항생 사육부문에서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 인증을 획득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식약청 지정기관인 (주)영웅 환경생명연구소에 시험 의뢰 결과, 항생제 성분이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폐사율이 낮고 육질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산학협력으로 이룬 꿈

김 대표의 꿈은 혼자서 이룬 것이 아니다.

2001년 대구대 생명자원대 남기홍 교수 및 대구대 사료영양학 연구실 최인학 박사와 공동으로 프리믹스를 개발했다.

2003년에는 프리믹스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육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사료영양학 연구실과 경북 경주에 있는 농장을 오가며 수차례 실험을 반복한 결과, 무항생제 닭의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것.

정부자금을 받거나 기술이전 방식이 아닌 순수 민간차원에서 이뤄줬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학교는 실험시설과 학계 연구 결과 등의 자료를 제공했고, 김 대표는 필요한 자금을 댔다.

도움을 받기는 학교도 마찬가지다.

교수들은 연구활동에 큰 도움을 받았고, 김 대표는 최근 대구대 산학협력단 벤처센터에 입주하면서 축산과 출신 대학원생 한 명을 고용했다.

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쓴 논문이 권위 있는 과학 논문집인 Science Citation Index(SCI)에 실리는 등 연구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 1동에 불과한 농장을 1만 평 규모의 20동으로 확장해 연간 200만 마리의 무항생제 닭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대구대는 무항생 닭의 대량생산을 위해 2천 평 규모의 땅을 (주)무항생기술에 무상 제공, 종계장(병아리 사육장)을 만들 계획이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