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딴 투신자살로 고민하는 아파트 주민들

일부주민 잡귀 쫓는다며 告祀까지

달서구 ㅅ아파트 주민들은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이 아파트에서 지난 한달 사이에 세명이 잇따라 투신 자살하면서 주민들이 '또다시 누가 뛰어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기 때문.

지난 3일 여대생 ㅇ(21·서구 내당동), 지난달 6일 ㅂ(35·서구 비산동)씨가 인근 공원 일대를 돌아다니다 이 아파트 22층에 올라가 투신했다.

또 지난 1일에는 우울증으로 5년간 치료받던 ㅂ(37)씨가 아파트 14층 자신의 집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특히 이들중 2명은 이 아파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우연히 찾아와 투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은 '기가 막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관리사무소 측은 지난 4일 동대표 대책회의를 거쳐 이번주부터 아파트 각 동 출입구마다 CC-TV(폐쇄회로)를 설치하고 있으며 입구에 특수문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잡귀를 쫓는다며 고사(告祀)까지 열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주민들의 이 같은 노력은 자살 현장이 너무 끔찍해 아이들이나 부녀자들이 큰 충격을 받은데다 더이상 투신자가 나타나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심정 때문. 주민들은 "이 아파트가 부산 태종대 자살바위처럼 투신자살 명소(?)로 악명을 떨쳐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주민 뿐만 아니라 아파트 경비원, 관할 경찰관 등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비원 김모(65)씨는 "투신 자살한 모습을 보고난 뒤 며칠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며 고개를 저었다.

경찰 관계자도 "요즘 갑자기 이 아파트에서 무전 연락이 오면 '추락사가 아닐까?'라는 생각부터 하게 된다"며 "현장을 주민들이 볼 수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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