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게이트의 주역 박동선씨가 사담 후세인 전(前) 대통령 치하의 이라크 정부를 위해 로비스트로 등록하지 않은 채 유엔 무대에서 로비활동을 한 혐의로 미국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검의 데이비드 켈리 검사는 14일(현지시간) 유엔 '석유-식량 프로그램'을 둘러싼 비리의혹 2건을 적발, 박씨 등 관련자들을 기소하거나 관련국으로부터 인도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평소 미국, 영국, 일본 등을 자주 왕래해왔으며, 지난해말 워싱턴을 떠나 현재는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희 정권 시절 불법 로비 활동을 둘러싼 이른바 '박동선 스캔들'의 주인공 박씨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고 '석유-식량 프로그램'이 채택되도록 미국 및 유엔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석유-식량 프로그램'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경제제재를 받고 있던 이라크가 유엔 관리하에 석유를 수출해 그 대금으로 식량과 의약품 등 인도적 물자를 구입할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검찰 발표문에 따르면 박씨는 이라크 정부로부터 최소한 200만 달러를 받고 이라크 정부와 '유엔 고위관리'를 연결시켜 주며 로비활동을 벌인 혐의다.
검찰은 로비대상자에 대해 '유엔 고위관리'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인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박씨의 혐의는 함께 로비활동을 한 'CW-1'이라는 인물이 검찰에 로비 내역을 공개해 드러났으며, 검찰 관계자는 "박씨에 대한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된 상태"라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가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은 돈은 주로 현금으로, 당시 맨해튼내 이라크 대표부의 외교행랑을 통해 전달됐다고 밝히고, 현재 드러난 200만 달러 가운데 일부는 '유엔 고위관리'를 관리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검찰은 박씨 이외에 미국인 데이비드 찰머스와 불가리아인 루드밀 디오니시에프, 영국인 존 어빙 등이 '석유-식량 프로그램'에 따라 이라크의 석유를 거래하면서 이익금 가운데 수백만 달러를 이라크 관리들에게 뇌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유죄가 확정될 경우 박씨는 최대 징역 5년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찰머스 등 나머지 3명은 각각 최대 징역 62년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뉴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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