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대통령, 터키민요 흥얼거리자 '감탄'

터키를 공식방문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15일(이하 한국시간) 아흐메트 네즈데트 세제르 터키 대통령 앞에서 터키민요인 '위스크다르(Uskdar)'를 읊조려 터키측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터키 최대도시 이스탄불 근교의 지명인 위스크다르는 한국 전쟁 당시 유엔군 자격으로 참전한 터키 군인들이 행군 중 불러 국내에서 크게 유행했던 터키의 전통 민요다.

6.25 이후 국내에선 전쟁을 경험한 중.장년층 사이에 '무스크달라' 또는 '우스크달라'로 불리며 한때 국내에 번안 가요로도 나와 인기를 끌기도 했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터키 확대정상회담에 앞서 세제르 대통령과 환담하는 자리에서 "여러분들 아실지 모르겠지만 터키 민요중에 '무스크달라'라는 것이 있다"고운을 뗀 뒤 "이 노래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 뿐만 아니라 한국사람이라면 다 안다"며 즉석에서 주요 소절을 읊었다.

이에 앞서 반 외교장관은 지난해 4월 터키를 방문했을 때 압둘라 귤 터키 외무장관에게도 '무스크달라' 얘기를 처음으로 꺼내자 터키측은 놀라움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세제르 대통령을 비롯한 터키측 참석자들이 "한국에서 그 노래가 유행했었는지 몰랐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배석했던 정우성(丁宇聲) 외교보좌관이 전했다. 터키 참석자들 중 일부는 "역시 한국은 피를 나눈 혈맹의 형제국가임에 틀림없다"며 반가움과 기쁨을 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의 노래 한 구절에 양국 수교 이후 한번도 한국 대통령이 혈맹을 찾아오지 않은 데 대해 섭섭함을 감추지 않아온 터키인들의 묵은 감정이 눈녹듯 사라진셈이다.

또한 노 대통령은 확대정상회담 후 "터키의 거리가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는데깊은 인상을 받았고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진지하면서 밝고 활력이 있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통계숫자를 가지고도 경제를 파악하지만 이렇게 거리의 인상을 갖고 파악하기도 한다"면서 "터키는 결국 막 이륙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큰 비행기와같은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찬사를 보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와 뵐렌트 아른치 국회의장과 잇따라만나 양국의 문화와 역사 등 가벼운 주제를 놓고 환담히며 우의를 다졌다. 특히 에르도안 총리는 "현대자동차가 터키를 유럽과 중동, 중앙아시아 진출의생산기지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한 한국기업의 투자 확대를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아른치 국회의장 역시 자신이 1년전부터 관용차량을 벤츠에서 현대차로 바꿨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예정에 없이 노 대통령을 안내해 본회의장 등 의회 시설들을보여주는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했다.

아른치 의장과의 면담에서 노 대통령은 "터키 방문을 위해 공부를 해보니 세계속에서 터키 위치는 한국보다 더 중요하고 좋은 위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기업의 터키 투자 확대를 약속하고 "터키도 한국처럼 지리적 이점과 역사적 입지를 활용해 비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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