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 등 경주 일대를 관광한 미국인 스미스(37)씨는 하루 종일 비와 눈이 번갈아 뿌리는 궂은 날씨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그는 "내가 날짜를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인터넷에서 경주의 기상정보를 수집하려 했으나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불만은 내국인도 마찬가지. 광주에서 온 대학생 김희영(22)씨는 "기상청 홈페이지에 대구, 영천, 울산, 포항, 영덕 등 인근 도시 정보는 있는데 경주 관련 정보는 없다"며 "관광의 기본은 날씨인데 이런 점에서 보면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상정보 부족에 따른 불편과 피해는 지역민들도 마찬가지. 매미, 루사, 예니 등 최근 수년간 닥친 태풍 당시 실시간 예보 부족으로 피해가 컸다는 것. 경주 한 공무원은 "대규모 자연재해가 예상될 경우 도청으로부터 팩시밀리나 유선으로 기상정보를 받다보니 대응이 늦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주가 기상관측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것은 관측소가 없기 때문. 현재 경주에는 계림초교와 외동읍, 산내면, 감포읍 등지에 무인자동기상관측장치(AWS)가 설치돼 온·습도 등 기본적인 수치예보 장치만 있을 뿐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울산, 포항, 영천 등 인접거리에 이미 관측소가 있어 규정상 경주에 설치가 어렵다"면서도 "연간 100만 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관광도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자체·상공인단체 등이 적극적인 노력을 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날씨 관련 정보 부족에 따른 관광객 불편 등에 대한 정책적 체감 정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며 "관측소 유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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